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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회' 학교폭력 한계치 이르렀다>

baromi 2005. 3. 9. 18:50
폭력문화.왕따.성적일탈 `충격적'..학교간 연합조직까지 결성 "문제 공론화..지역사회 전체의 공동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9일 경찰청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워크숍에서 발표된 학교폭력의 실태는 충격적이다.

속칭 `일진회'가 주도하는 이들의 폭력행위는 `놀이'로 표현하며 즐기는 문화에서부터 술집에서 공개 성행위를 즐기는 성적 일탈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학교폭력의 실태 = 최근 서울 K중학교에서는 일진의 존재를 무시한 한 여학생을 일진 여학생 4명이 학교 내에서 집단 폭행한 뒤 이를 일진회 홈페이지에 공개, 그 학교의 학생들에게 이를 과시하기도 했다.

2003년 4월 부산 사상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모 중학교 1학년생이 일진회 신고식에서 3학년 선배들의 집단 구타로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을 폭행하는 일을 `왕따 놀이', `때리기 놀이' 등으로 불러 폭력행위를 단순한 놀이로 취급하는 극히 왜곡된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일진회가 주도하는 왜곡된 성문화도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술집을 통째로 빌려 술과 유흥을 즐기는 일명 `일락'(일일 락카페)에서는 예쁜 여학생을 경매에 부치는 `노예팅'은 물론 남녀 일진이 직접 성행위를 하는 `섹스머신' 행위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에서는 한 여학생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남학생 일진들로부터 7차례나 집단 성폭행을 당했지만, 학교 내 다른 학생들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

서울 모 중학교 교사는 "일진회를 단순히 골치아픈 문제아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선배를 배경으로 두고 폭력을 행사하는 두렵고 무서운 존재'라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폭력의 광역화ㆍ저연령화 = 문제는 일진회의 영향력이 갈수록 광역화되고, 초등학생까지 일진회에 끌어들이는 저연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커뮤니티 형성이 쉬워져 학교간 조직은 물론 서울 전역의 일진회가 연계된 `서울연합' 조직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예전에는 왕따를 당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가면 됐지만 이제는 일진회 연합조직이 서울은 물론 수도권까지 퍼져 먼 지방 학교로 전학가는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생 중 싸움을 잘하는 아이를 골라 일진회에 끌어들인 뒤 다른 초등학생들에게서 돈을 뜯어내 상납을 하게 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진회에 가입했다는 Y양은 "신고식 때 50대 정도 뺨을 맞고 일진회에 들어가 선배들이 시키는 일은 모두 다 했으며, 한번은 노래방에서 선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수개월 동안 생리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 폭력문제 공론화.대책마련 시급 = 심각한 일진회 폭력문화의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과 일선 교사들은 학교내 폭력 문제의 공론화와 지역사회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의 정세영 운영위원은 "학교의 위신을 우려해 쉬쉬할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의 인권 보장과 정상적인 교육환경의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학교내 폭력문화를 공론화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유 교육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학교내 폭력문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사, 경찰, 지역인사 등이 모두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지역사회 차원에서 공동대응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학생 수는 7천274명에 달하고 있며, 경찰이나 학교당국에 의해 파악돼 해체된 학교내 폭력조직의 수도 72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