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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회 탈퇴 어느 학생의 고백

baromi 2005. 3. 9. 18:47
교내 폭력조직에서 탈출한 최소영양(15·가명)의 사례는 학교와 학부모 등 사회의 공동 노력만이 교내 폭력 해결의 열쇠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최양은 아픈 기억을 완전히 지우진 못했지만 이제는 성실한 예비 고교생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서울로 전학한 최양은 혹시 왕따를 당할까 싶어 친구, 선배 사귀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최양은 선배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고’를 치게됐고 곧 수렁에 빠졌다. 최양은 “담배는 목이 아파 피지 않았지만 술은 많이 마셨다”며 “엄마에게 미안했지만 언니들한테 맞을까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 초등학교로 ‘터치’(패싸움)를 하러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최양은 평범한 학생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친구·선배들이 끝없이 찾아와 괴롭혔다. 조직내 선배들은 1일 록카페 티켓을 팔아 돈을 모아오라고 지시했다. 2만원을 모았지만 ‘돈이 적다’며 혼쭐이 나기도 했다.

“이렇게 일생을 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최양은 용기를 냈다. 선생님에게 사실을 털어놨고 얘기를 들은 뒤 선생님은 곧바로 최양을 적극 보호하고 나섰다. 선생님은 최양의 어머니에게도 사실을 알렸다.

최양은 “선배들은 계속 욕과 협박을 하며 배신자라고 불렀다”며 “하지만 선생님과 엄마가 1년이 넘도록 계속 이들을 감시하고 설득하자 그런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조직’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최양은 “다른 친구들도 나처럼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