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역사자료

개혁주의 침례교 (Reformed Baptist)

baromi 2006. 12. 28. 07:00
출처 블로그 > 신학
원본 http://blog.naver.com/pleeq/80026461870

오늘 개혁주의 침례교회에 예배를 참석하였다(Grace Emmanuel Reformed Baptists Church/  http://www.girbc.org).  원래 코너스톤 대학과 갈보리 교회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대학이 확장하면서 이 교회 건물을 1년 전에 사들여서 새로운 장소로 옮겼다. 새 건물이라서 그런지 아주 깨끗한 이미지를 주었고, 건물의 쓰임새도 매우 좋았다. 개혁주의 침례교회를 잘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그 유명한 복음 전도자 챨스 스펄전 목사님이 소속한 교회가 바로 이 개혁주의 침례교라는 것을 기억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박사과정 친구 중에 한 명이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데, 침례교 중에서도 개혁신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이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 하겠다.

 

개혁주의와 침례교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침례교도 침례교 나름이다. 오늘날 한국에 소개된 침례교는 원래의 참된 침례교에서 많이 벗어난 왜곡된 침례교라고 할 수 있다. 침례교는 원래 청교도 운동에 그 뿌리를 들 수 있는데, 그들의 신앙고백이 1689년에 형성되었다. 이 신앙고백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1640년대에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거의 대부분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회 정치, 세례 그리고 성찬에 관한 부분만 빼면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개혁신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침례교가 알미니안주의를 따르지만, 개혁주의 침례교의 존재는 개혁신학과 침례교가 반드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개혁신학을 따르는 침례교가 미국에 들어가서 많이 변질 되었고 우리나라 침례교는 이 변질된 침례교를 받아들였다. 오늘날 개혁 침례교는 일반 침례교에 비해서 매우 적은 수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장로교 목사들이 침례교를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서, 미국의 거대한 자유주의의 흐름의 물결은 막은 교회는 장로교회가 아니라 침례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 장로교는 자유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사실, 한 때 미국 침례교도 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릴 뻔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하고 보수주의의 핵심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침례교인이 있다면, 개혁주의 침례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서 원래의 참 신앙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몇 가지 언급

 

1. 오늘날 변질된 침례교가 신앙고백을 경히 여기는 반면, 개혁 침례교는 1689년의 침례교 신조를 매우 귀중하게 보고 있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찬송가 뒷면에 그들의 신조가 첨가 되어 있고 성도들은 그 신조에 대해서 아주 분명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2. 일반적으로 침례교가 개혁신학에 대해서 적대감을 보이고 성경주의에 빠져서 과거의 역사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에, 이들은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칼빈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후예인 청교도들의 신학을 존중하고 배우려고 한다. 즉, 역사적 신학적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3. 그들이 사용하는 찬송하는 Trinity Hymnal이었는데, 우리나라 찬송가와 매우 비슷하다고 보면된다.  이 찬송가는 OPC에서 사용하는 찬송가이다. 이것은 '정통 장로교회'와 개혁 침례교회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하겠다.

 

4. 물론 개혁신학과 같이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성인 세례만 인정하는 것, 성찬에 있어서 실재적 임재를 부인하는 것, 상회의 강권적 권위를 부정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장로교회와 같은 노회의 개념이 없다.

 

5. 목사와 장로는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장로 중에 한 명이 설교자로 임명되어 예배시간에 설교를 한다. 즉 여러 명의 목사-장로가 협력하여 목회를 한다.

 

6. 개혁신학의 흐름 중에 회중교회(Congregationalism)도 있었다. 청교도의 왕(prince of puritans)이라고 불린 존 오웬이나 미국의 "그 신학자"라고 할 수 있는 요나단 에드워드가 이 교회에 소속이다. 개혁 침례교의 교회 정치는 목사/장로의 비구별만 빼면 근본적으로 이 회중교회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7. 한국의 침례교가 원래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관심을 갖는다면, 한국에서 장로교와 침례교의 소원함은 많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회 일치의 핵심은 신앙고백의 일치에 있다. 오늘날 한국의 장로교가 웨스트민스터 고백서에 더 충실하고, 한국 침례교가 1689년 침례교 고백서를 재 발견한다면, 두 교회는 같은 신학의 테두리 안에 있는 한 형제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