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제자료

[스크랩] 비판 없이 개혁 없다

baromi 2005. 3. 22. 18:10

 


비판 없이 개혁 없다




     한국교회는 화란개혁주의 신학과 영미 청교도신앙의 전통에 서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구주대륙의 칼빈주의에 영미의 청교도 사상을 가미한 신학적 전통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1) 특히, 한국교회의 신앙적 전통은 청교도적 보수성을 짙게 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한국교회가 최근 “청교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이 청교도는 진짜 청교도가 아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발전된 청교도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청교도이다. “청교도영성훈련원(원장 전광훈)”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진짜 청교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교회가 겉으로는 청교도 전통에 서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통이 뿌리깊게 박혀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분명히 뿌리깊게 박혀 있는 전통이긴 하지만, “청교도”의 올바른 개념을 확립하지 않은채 잘못된 개념 속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교도를 바로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 뿌리가 제대로 박혀 있다고 한다면 제 아무리 이름을 “청교도”라는 것으로 둔갑한 채 이단적 사상이 나타난다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거짓교리에 유혹되지는 않을 것이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의 활개치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청교도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청교도 전통에 얼마나 제대로 서 있지 않은지를 알게 해 준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 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약함을 알게 해 준 청교도영성훈련원이 허락해 준 고마운 기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교회는 그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이 급속도로 활개를 치면서 한국교회 전체를 흔들려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청교도를 제대로 알고 있는 분들의 지적을 찾아보기가 왜 그리도 힘든지. 필자는 한국교회에 청교도의 책들을 번역해서 소개해 주는 분들, 청교도의 서적을 위주로 출판해 주는 분들, 청교도적 목회를 구현해 냄으로서 교회사 책에서가 아닌 현재 교회의 모습을 통해서 청교도적 삶을 보여주는 분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분들 덕택에 청교도를 잘 알게 되고, 청교도가 쓴 수많은 책들을 접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 분들은 청교도 작품들을 번역해 내는 것이 한국교회에 큰 기여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일 거라 생각한다. 한국교회 안에 바른 신학과 바른 신앙을 알리는 일이 한국교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바로 그 분들일 거라 생각한다. 그 분들은 청교도를 접하면서, 청교도를 소개하면서 왜곡된 청교도를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청교도, 청교도의 바른 모습, 바른 사상을 알리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한 동기에서 그 분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청교도를 소개하는 일에 힘써왔다. 지금 역시 많은 목사님들과 출판사가 그 일에 힘을 내고 있다.

 

     그런데, 그 오랜 노력들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의 주장대로라면)몇 개월 사이에 벌써 1만 여명에 가까운 목회자들이 잘못된 청교도의 훈련을 받아버렸고2), 곧 있으면 300만이라고 하는 성도가 그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수많은 분들이 청교도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그토록 노력했으며, 그 많은 영서들을 번역해 내어 왔건만 하루 아침에 그들이 소개한 청교도는 다른 청교도로 둔갑되어 버리고 있다. 잘못된 청교도 훈련에 참여한 목회자들의 대부분은 적어도 한 권 이상의 청교도 작품을 접해 보았을 것이고,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았다고 한다면 청교도가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한 번쯤을 들어보았을 것인데 잘못된 청교도에 오염되고 있다.

 

     무언가를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알리던 것이, 자신이 주장하던 것이 (비록 자신의 주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잘못 알려지고, 오해되어 지고 있는 상황을 맞았을 때 그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그것은 잘못되었다. 진짜는 그것이 아니라 이것이다”라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청교도를 알리기 위해서 힘썼던 분들의 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개혁주의 신앙을 고백하는 뉴스앤조이 기자이자 집사인 한 평신도(한백성)을 통해서 그 비판이 시작되었다. 비판을 시작한 그 분은 온갖 협박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그 일들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청교도를 알리기 위해 그토록 노력하던 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비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

 

     비판 없이는 개혁이 있을 수 없다. 죄에 대한 지적이 회심을 낳고 중생으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혁, 그것도 교회의 개혁을 위해서는 비판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지적없이 개혁을 꿈꾼다는 것은 헛된 망상일 뿐이다. 그러한 취지에서 이 카페(말씀사랑 교회사랑 책사랑- http://cafe.daum.net/jcs97)과 이 카페의 자매카페인 양무리마을(http://cafe.daum.net/yangmooryvillage), 영남뉴스앤조이(http://cafe.daum.net/tknewsnjoy)카페가 비판을 통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비판의 의도와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건전한 비판이 참된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비판의 손을 놓치 못하는 것이다.

     비판을 두려워하고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개인과 공동체는 영원히 개혁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비판하지 않고 그 무엇을 개혁해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비판 없이 개혁 없다. 사랑이 짙게 담겨 있는 건전한 비판이 진짜 개혁을 가능케 할 것이다.




(05. 2. 7. 손재익)





1) 박형룡, 한국장로교회의 신학적 전통, 신학지남 1976년 가을호


2) 필자가 알기로 국내의 목회자 수는 약 10만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청교도영성훈련원에 참여한 목회자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10%라는 엄청난 수를 차지한다.

 

 

 


출처 : 말씀사랑 교회사랑 책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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