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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기에 대한 표현들

baromi 2005. 3. 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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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남녀의 性器(성기)의 다양한 표현
번호 : 725
작성자 : 남궁은정(yoshi48)
작성일 : 2005-01-15 오전 12:19:40
조회 : 3508
추천 : 0
                 
다빈치의 인체비례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성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남자의 성기를 음경, 음낭 등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어렵고, 여자의 성기를 질, 소음순, 대음순 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녀의 생식기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주로 성기를 표현하는 언어는 비속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학 속에서도 각각의 성기를 다른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표현하는 성기 표현, 자지, 좆, 보지, 씹에 대한 사전적 정의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기를 표현하는 단어’들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한글학회의 ‘우리말큰사전’에서 성기 관련 기본 단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지:(생)남성 바깥 생식기의 길게 내민 부분. 경물1. 남경1. 남근. 신경5. 양경1.
양근1. 양도3-②. 양물3-②. 옥경3, 옥근. 음경.
좆:성숙한 자지.
불알:남자나 젖먹이동물 수컷의 불 속에 들어 있는, 정액을 분비하는 길둥근 알맹이. (한)고환. 신낭.
보지:(생)여성 생식기의 바깥 부분. (한)밑구멍. 비추1. 여음1. 음문2. 음호2.
씹:①성숙한 여자의 보지. (맞)좆. ②‘성교’의 낮은 말.
공알:여자의 바깥 생식기에 감씨 비슷하게 도드라진 부분. (한)음정3.음핵.자궁각


‘보지’와 ‘자지’에 대한 조선선비의 해석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나왔을 때, 이 영어 제목을 한글로 옮기자니 참 ‘거시기’하였다. ‘보지의 독백’이라는 한글 제목을 달고서 한창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자의 성기를 지칭하는 용어인 ‘보지’는 참으로 역사가 깊다. 또한 이와 동반되는 ‘자지’라는 말도 마찬가지. 이에 대한 유명하고도 엉뚱한 해석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오랜 옛날, 이항복과 율곡 선생이 만났다. 그 첫 대면에서 이항복이 물은 것은 왜 ‘사람의 생식기를 남자아이의 그것은 자지라고 하고, 여자아이의 그것은 보지라고 하는가?’였다. 게다가 더 얹어서 ‘어른이 되면 왜 남자의 것은 좆, 여자의 것은 씹으로 변하는 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하였다.
이런 황당하고도 민망한 질문에 율곡은 “우선 여자의 보지는 ‘걸어다녀야 감추어진다는 보장지 步藏之라는 말이 잘못 발음된 것이며, 남자의 자지는 ’앉아야 감추어진다‘는 뜻의 좌장지 坐藏之를 잘못 발음한 것이다. 또한 좆과 씹은 별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를 燥(조)와 습할 濕(습)을 뜻하는 것이다.”라며 응수를 했다고 한다.(이야기 조선야사:역사 속의 또 다른 역사/김형광)
물론 이것은 정설이 아니라 율곡만의 해석일 뿐이다. 하지만 한자를 이용해 이렇듯 논리적으로 설명한 재치는 높이 살 수 있다.
'조개'는 흔히 여성의 성 기를 나타내는 말로 쓰 인다.
서양의 ‘페니스’의 역사

페니스(penis-발음은 피너스라고 함)는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 유럽어 ‘페소스’가 산스크리트어를 거쳐 그리스어의 ‘포에스’가 되었다가 지금의 페니스로 바뀐 것이다.
처음부터 페니스가 남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 페니스라는 말은 ‘네발 동물의 꼬리’를 가리켰다. 그러다가 1618년 프랑스에서 해부강 용어로 쓰이면서 남성기를 가리키는 일반 용어로 자리를 굳혔다.
‘페니스’라는 용어가 남성의 성기를 지칭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거룩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중세 그리스교도들에 의해서 ‘수치스러운 부위’로 전락하기도 했다. 문화 평론가 이연두씨는 “성기 호칭은 그 시대의 문화와 도덕률에 따라 변천했다. 페니스 뿐 아니라, 각 문화권의 성기 명칭도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수 없이 성기를 기리키는 은어, 용어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영어에서도 페니스가 아니라, 다른 용어로 성기에 대한 표현을 대체한다. ‘sex organ(섹스 오건)’ 이나 ‘genitals(제니털즈)'라고 쓴다. 또는 점잖은 표현으로 ’private parts(프라이빗 파트)' 또는 ‘privates(프라이빗)'라고 표현한다. 일상 회화, 특히 영화를 보면 dick(딕)이나 cock(콕)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여자의 성기 표현은 vagina(버자이너)를 많이 사용한다.

문학에서 성기를 표현하는 말- 물푸레나무, 꽃, 포구

삼국유사에 내려오는 신라시대의 시가인 ‘구지가’. 해동역사에 기록된 ‘공무도하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필수로 나오는 고전문학이다. 그 때의 기억을 다시 더듬어 보자.

구지가
龜何龜何(구하구하)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수기현야) 머리를 내어 놓아라./ 若不現也(약불현야) 만약 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번작이끽야) 구워서 먹으리.

공무도하가
公無渡河 (공무도하) 저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공경도하) 임은 그예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 (타하이사)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당내공하) 가신님을 어이할꼬.


요점 정리를 해보면, 구지가의 ‘머리’는 군왕 또는 생명의 근원, 즉 남근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무도하가의 ‘물’은 ‘임과의 이별’, 혹은 ‘죽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타 문학에서 ‘물’은 여성, 여성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자의적이지만, ‘물’은 ‘여자’를 말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별똥별’ ‘항아리야 항아리야’ ‘감자꽃 필 때’ 등 여섯 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된 ‘빈 방’은 창조적 생산력을 잃고 ‘불임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쓸쓸한 초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 박범신은 이상적인 남성의 성기를 ‘물푸레 나무’로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물푸레나무가 도끼자루로 쓰이기 때문. 그런데 정작 주인공은 여성들의 공격적인 성적 욕망 앞에서 ‘물푸레나무처럼 기능해야할 남근’이 제구실을 못하는 고개숙인 남자이다.
황진이의 '꽃'의 의미
전경린의 소설 ‘황진이’에서는 진의 직업이 기생이다 보니 성과 관련된 표현이 많이 나온다. 이 대목은 진의 평생 배필인 이사종과 동침을 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어디 보오.”
“어찌 이러세요.”
“가만 꽃 좀 보자는데.”
“그곳에 꽃입니까?”
“그와 곳이 합쳐져서 꽃이 된 것이요. 네 장의 꽃잎으로 싸여있고 가운데에 꿀이 고여 있고, 그 아래에 깊고 좁은 골이 있지. 꽃이란 바로 중요한 곳이라는 뜻을 숨기고 있고 중요한 곳 또한 생식의 깊은 골을 숨기고 있는 것이오.”

여기서 이사종은 서얼로 태어나 벼슬길에 나서지 못하고 방황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文(문)에 조예가 깊어 단어의 숨은 뜻을 연구하는 것을 즐긴다. 그가 말하는 여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말 ‘꽃’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을 담고 있는 부분이다.

이문구의 ‘해벽’, 한승원의 ‘포구’, 김선우의 시 ‘포구의 방’에서는 ‘포구’를 여성의 성기에 비유했다.

사포곶은 충청도 해안에선 그 볼품이 그 중이라는 소리를 예로부터 듣던 조갑지마냥 오목하면서도 후미진 어항이었다. -이문구<해벽>중
썰물이 진 바다에서 여자의 둔부 같은 갯벌이 볼록하게 드러나 있었다.
-한승원<포구> 중
생리통의 밤이면/지글지글 방바닥에 살 붙이고 싶더라
-김선우<포구의 방> 중

포구는 검고 축축하다. 보드라운 흙을 가득차고 있고, 물기가 많다. 그리고 때에 맞춰 바닷물이 들었다 난다. 이런 현상을 보면 문학인들이 포구를 여자의 성기와 비유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남녀의 성기에 대한 여러 가지 입담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는 ‘性(성)’에 대한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입에 담는 것을 꺼린다. 공공연하게 나와 너의 성기를 정확히 말하는지, 안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말은 사람 간에 뜻만 통하면 되는 것이고, 오히려 호칭하는 것이 금기시 되다 보니 다양한 표현이 발달하여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오늘도 성기에 대한 비유 표현, 비속어는 새록새록 생겨나고 있을 터이다. 너와 내가 가지고 있는 성기를 ‘어떻게 하면 민망하지 않게 부를 수 있을까’하는 상상력으로 나름의 이름을 지어보는 건 또 어떨까?

출처 : 양무리마을
글쓴이 : holyjo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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