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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살아날 수 있나

baromi 2005. 8. 18. 11:13

한국경제 살아날 수 있나

   [연합뉴스 / 연합뉴스  2005-08-18-10:25:16]

(서울=연합뉴스) 재경팀= 한국 경제가 올해안에 회복세를 나타낼지에 대한 의문 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등락하면서도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 적지않은 부 담을 주고 있으며 내수와 투자는 아직도 청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는 풀리기는 커녕,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투자 활성화를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지방 균형발전 등의 명분에 부닥쳐 있고 하반기 경기활성화의 주요수단으로 꼽혔던 종합투자계획에서도 기대만큼 효과 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연방기금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어 한국 통화당국이 저금리를 계속 유지 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 고유가 충격 커진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60달러대로 올 라섰고 두바이유도 60달러대에 근접했다.

연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유가가 연평균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0.3% 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2∼0.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국제유가가 1%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은 0.02%포인트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0.02%포인트 올라가며 경상수지는 1억1천만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추산 하고 있다.

원화가치 절상 등으로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많이 상쇄됐지만 2.4분기중 원유 도 입단가는 배럴당 50.3달러로 45.4% 올랐고 수입액도 42.9% 증가했다.

7월에는 도입단가가 배럴당 52.9달러로 추정되는 등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유가가 10%가량 오르면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 지가 40억∼50억달러정도 악화될 뿐 아니라 고유가로 인해 미국 등 세계경제가 둔화 되면 수출까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까지 호조세를 보인 미국 경제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기 업 채산성 악화로 성장 둔화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내수.수출 등 각종 지표 ‘빨간불’ 경제의 현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수출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문이 수출 둔화를 상쇄해 줄 만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0%를 웃돌았던 수출 증가율은 올들어 4월 6.6%, 5월 11.1%, 6월 9.6%, 7월 11.4% 등으로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이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보다 2.1% 줄어들어 4년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 둔화를 상쇄해줘야 할 내수도 고유가 등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7월 95.2로 전월의 95.4보다 떨어져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3월 102.2를 기록하며 30개월만에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섰으 나 그 이후 하락세로 반전한뒤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식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96.5, 8월 91.7을 기록하며 2 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전경련의 월별 BSI는 3월 119.2, 4월 117.6, 5월 114.1, 6월 105.1 등으로 기준 치를 웃돌며 호조를 보였으나 7월부터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이처럼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활동을 중단하는 구직 단념자가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중 임금 등 만족할 만한 조건의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어 구직활동을 포기한 구직단념자수가 14만1천명으로 2001년 2 월(14만9천명)이후 가장 많았다.

◇ 금융시장 안정 계속될까 그동안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종합주가지수가 16일에는 13.28포인트 떨어졌고 지 난 17일에는 3.68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6일과 17일에 각각 8.02포인트, 4.35포인트 내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더멘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 가 계속 상승하기는 어렵다”면서 “증시가 하락하면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다”고 말했다.

17일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0오른 1천18.0원에 마감됐으나 이는 7월말의 1천26.8원에 비해서는 8.8원이나 떨어진 수준이다.

위안화의 추가절상 가능성 등으로 환율은 하락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채권시장도 불안한 상태다.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가 3.50%로 한국 콜금리의 3.2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조 만간 콜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 정치적 혼란은 더욱 심해져 정치권은 X파일과 불법도청, 과거사법 등의 사안을 놓고 연일 공방만 벌이고 있 다.

국회는 상임위별 세입세출 결산심사를 하는 중에도 김대중 정부시절 국가정보기 관과 수사기관의 도.감청 의혹 전반에 대해서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다.

정부도 석유조기경보지수가 경계단계 진입에 바짝 다가서는 와중에도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기 보다는 공공부문 승용차 요일제 실시 등과 같은 단순절약방안 을 내놓는데 그치고 있다.

경제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 아예 기대를 안하고 있었지만 무엇이 중 요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같다”면서 “올초에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집중하겠다는 것은 역시 끝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도 부동산정책에 매몰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다 ”면서 “보다 근원적으로, 장기적으로 한국의 잠재 성장력을 높이는 방안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