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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직분과 일률적인 헌금" (이광호 목사)

baromi 2005. 8. 8. 22:28

 

 

http://www.salthouse.pe.kr/letter1-92.htm

 

"직분과 일률적인 헌금"

 

(이 글은 서울에서 신앙생활을 하시는 허종화 집사님의 질문에 대한 이광호 목사님의 답신입니다)

 

허종화 집사님, 무더운 날씨 가운데서도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안수집사로 선출되셨다니 마음의 준비로 인해 여러모로 바쁘리라 생각해 봅니다. 집사님께서 직분을 맡게 되면 그 직분을 잘 감당하심으로써 주님의 몸된 교회에 참된 유익이 되기를 원합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원리상 하나님으로 말미암는 존귀한 것입니다. 즉 인간들의 성향이나 단순한 판단에 따라 직분자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직분자를 세우게 됩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지교회에 속한 성도들을 간섭하셔서 그들 가운데 직분자들을 세워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것입니다.

현대 한국교회에는 직분의 진정한 의미와 그 고유한 기능이 많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즉 직분의 구체적인 의미를 모르는 채 직분자를 세우거나 직분을 맡는 경우가 허다한 것입니다. 직분을 맡는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를 경영하는 조직의 일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봉사하는 직책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직분자들은 교회를 세워감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경으로 하여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목사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맡기신 자기 직분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하며, 장로와 집사 또한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맡기신 직분들을 잘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의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하나님께서 직분을 허락하실 때 한 직분을 다른 직분에 종속된 직분으로 주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직분은 계급이 아니며 직분들 사이에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장로는 단순히 목사를 돕기 위한 직분이라거나 집사는 목사와 장로를 돕기 위한 직분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직분들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맡기신 대로 독립적 위치를 가지면서 상호 협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집사님의 염려대로 한국교회에는 직분자를 세우면서 연보를 거두는 아주 잘못된 관행이 있습니다. 집사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직분자가 여러 명 선출되었을 경우 각 사람으로 부터 얼마씩을 거두자는 식의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그것을 누가 결정하는지는 각 교회들 마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특정 직분자가 피택받은 분들에게 노골적으로 권고할 수도 있을 것이며, 선출된 자들 스스로 그렇게 결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한국교회의 그런 관행이 속히 사라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직분과 돈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즉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 보다 직분을 맡기에 더 적합한 사람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부유한 사람이 더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일수 있지 않느냐고 할 자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부유한 사람은 직분을 맡기에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것 자체가 직분자 선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부패한 자본주의 사회라면 성실하기 때문에 도리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상식적인 사회에서라면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좀더 여유있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목적이 세상에서 부귀를 누리며 잘 살겠다는 일념 때문이라면 그것 또한 건강한 신앙인의 자세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부유한 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특별히 눈에 더 띄어서는 곤란합니다. 따라서 직분자를 선출함에 있어서도 그런 경제적인 문제가 직, 간접적으로 연관지어져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직분자가 되면 얼마간의 돈을 내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직분 자체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결국 교회는 돈과 연관지어지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수의 순진한 성도들은 직분자로 선출받은 것이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므로 일정액의 연보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아진 연보를 교회를 위해 유익하게 잘 쓰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냐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돈 문제가 외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직분자를 세우시는 목적은 올바른 직분 수행을 통한 순종이지 돈이나 물질을 통한 역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새로 직분을 맡게 된 것이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막연한 감사의 마음보다는 앞으로 감당하게 될 직분 사역으로 인해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직분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감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점을 알게되면 떨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직분자들이 직분을 맡으면서 연보의 액수를 정해 공개적인 연보를 하는 일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분자로 선출된 분들 중 가난한 형편에 있는 성도가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 부담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관행을 보고 있는 일반 성도들은 직분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유함이 요구된다고 생각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직분을 오해하게 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냉소적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을 면하거나 감해 주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성도가 혹 있다면 그것은 더욱 위험한 일입니다. 그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인해 형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앞으로 직분을 감당하는데 위축되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교회의 직분자로서 모든 성도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연보를 많이 함으로써 모범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삶을 통해 성도들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집사님의 경우 직분자로 함께 선출된 다른 분들을 잘 설득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직분을 맡게 될 자들 중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자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직분을 맡게될 일반 성도들이 직분에 대해 오해해지 않도록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란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경말씀의 원리와 지나간 역사 가운데 존재했던 많은 교회들의 경우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건전한 교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말씀의 원리에서 벗어나거나 다른 형제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설령 일시적으로 유익한 것 처럼 보일지라도 성경의 전체적인 교훈을 살피지 않으면 직분 자체가 오염될 수 밖에 없음 또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직분들이 주님의 교회 가운데서 온전하게 잘 드러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집사님의 염려하는 모든 일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잘 해결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2005. 8. 3

이광호 목사

 

 

출처 : 말씀사랑 교회사랑 책사랑
글쓴이 : Son jae i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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