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자료

[스크랩] 마태복음의 예수님 족보-류호준

baromi 2005. 8. 8. 09:20
마태복음서의 예수님 족보
― 간략한 해설 ―

족보?

성경 안에 있는 족보나 혹은 성경 밖의 족보를 연구해보면 한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족보를 기술하는 방식도, 형식도, 범위도, 목적도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양한 족보들만큼이나 그 기능들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이 족보를 따지는 이면(裏面)을 살펴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족보를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신분이나 위치를 확인해 보고, 그로 인한 특권이나 권위를 나타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관습은 비단 한국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전(全)인류적인 보편적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족보는 혈족관계 혹은 친족관계를 나타낸다. 물론 족보의 내용이 예전에는 구전으로 내려오던 적이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족보는 문헌의 형태를 띠고 전해져 내려오는 일종의 문학적 방편으로, 하나의 독립적인 문학적 장르를 이루고 있다. 족보에 관한 일반적인 고찰을 통해서 이미 예견되는 일이기는 하겠지만, 족보는 한 집단(일반적으로 혈연 집단, 심지어 왕정[王政]과 같은 정치적 집단)의 사회적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다시 말해서 족보는 온갖 종류의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관계들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성경의 족보는 '신학적'이다!

성경에는 다양한 족보들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구약에는 이스라엘의 초기 역사를 다루고 있는 본문들에서(창세기, 출애급기), 그리고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문헌들에서(역대기, 에스라-느헤미야)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이 기간에는 특별히 혈족을 중심으로 한 사회구조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문학적 장르로서 족보가 이스라엘 왕정기간에는 눈에 뜨이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이 기간에도 사회적 특정 계급들(왕, 제사장, 서기관들과 같은 그룹들)이 자신들의 정통성을 위해 족보를 잘 보존하였으리라고 추측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는 독자들은 종종 '족보'(族譜, genealogy)에 대해 궁금함을 가진다. 수면제와 같이 읽혀지는 족보! 왜 성경에는 이러한 족보들이 들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왜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유대인들의 이름들을 읽어야만 하는가? 우리 조상의 족보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데 왜 하필이면 유대인들의 족보를 읽어야만 하는가?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에 대한 자세한 대답 대신에 좀더 포괄적인 대답을 하는 편이 낳을 것이다.



왜 우리는 성경의 족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좀더 넓은 신학적 전망에서 찾아질 수 있다. 넓은 신학적 전망이라 함은, 족보가 성경에 들어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생각해 보건대, 성경 안에 족보가 들어 있다면 그 이유는 분명히 '신학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족보의 신학적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신학적이란 무엇인가?

  신학이란 '하나님에 관하여 말씀'하는 것이다(신학이라는 한자어[神學]나 아니면 영어를 살펴보면, theology이란 용어가 'theos + logos'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의 족보는 신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즉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성경 안에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문헌들(예, 역사, 예언, 시, 잠언, 율법 등)처럼, '족보'라는 장르도 하나님이란 분이 누구인가, 그리고 그분이 무슨 일을 하시는가에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족보는 일종의 '이야기'다. '축약된 역사'(condensed history)라고 해도 될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족보는 한 개인의 역사인 동시에 한 가문(씨족, 부족)의 역사요, 좀더 나아가서 한 민족의 역사다. 다시 말해서, 족보는 '축약된 역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경의 족보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관계하시고 있는 한 가문과 민족과 세계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다. 족보는 하나님께서 한 개인의 가문이나 왕조나 민족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계시며, 또한 그들이 하나님께 대해 어떻게 반응하였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적 메시지' 혹은 '역사적 케리그마'(Kerygma)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경의 독자들은 족보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특정한 민족(유대민족)을 통해서 무슨 일을 하셨는가, 그리고 그러한 역사 속에 드러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 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족보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되며, 이것이 우리가 성경의 족보를 '정경'(正經, canon)의 일부분으로서 듣고 이해하는 방식이며, 이것이 "족보는 신학적이다"라고 말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서의 족보는?

먼저 우리가 기억해야할 사실은, 일세기 유대인들은 매우 주의 깊게 족보 기록들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구약성경의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서의 족보를 말하기 전에 우리는 공관복음서에 나타난 족보를 살펴보자.



첫째, 공관복음서에는 예수의 족보가 두 가지 본(version)으로 보존되어 있다(마태 1:2-17; 누가 3:23-38). 두 가지 본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 마태는 아브라함부터 시작한다; 누가는(역순으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아담으로부터

  시작한다.

2) 마태(1:16)과 누가(3:23)은 요셉을 예수 바로 앞에 나타나는 마지막 이름으로 기록

  한다.

3) 바벨론 포로시, 이 두 가지 족보는 스알디엘을 기록하고 있으나, 마태는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여고니아(1:12)로 부르는 반면 누가는 네리라 부르고 있다(3:27).

4) 두 족보는 스룹바벨을 스알디엘의 아들이라고 밝히고 있으나(마 1:12; 눅 3:27)

  그 후로부터는 완전히 달라진다. 즉 스룹바벨의 다른 아들들을 마태와 누가가

  서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태는 아비훗(1:13), 누가는 레사(3:27)

5) 요셉(예수의 부친)이라는 이름에 있어서는 서로가 동의하지만, 마태는 요셉의 부친

  이름을 야곱으로(1:16) 누가는 엘리(3:23)로 부르고 있다.



둘째, 마태 족보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마태 1:17에 의하면 족보는 각각 14대씩 모두 3개의 시대구분을 갖는다.

  a)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이스라엘 왕국의 형성과 그 절정까지를 다룬다.

  b) 다윗부터 바벨로 포로기까지: 왕국의 몰락과 포로를 다룬다.

  c) 바벨론 포로기로부터 그리스도까지: 왕국의 회복이 새로운 왕국시대의 주(主)님

     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 절정을 이루다.



2) 3시대 구분은 기간들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

  a) 연대적으로: 1기는 약 1000년, 2기는 약 350년, 3기는 약 580년이다.

  b) 구약의 기록과 비교해 볼 때 어떤 세대들은 생략되었다; 예) 요아스, 아마시아,

     아사리아(1:9) (참고, 역대상 3:11f); 여섯 세대가 에스라 7:3에 기록되어 있다.

  c) 마태는 제 3기에서는 실제적으로 13대만을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3) 14라는 숫자에 관하여

  a) 다윗(??????)이라는 히브리어 이름의 숫치는 14이다. 참고로, 유대인들은 아라비아

    숫자를 쓰지 않았고, 그 대신 히브리어 자음에 숫치를 부여해서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히브리어 알파벳인 ??(알렙, 1) ??(베트, 2) ??(김멜, 3) ??(달렛, 4)

    ??(헤, 5) ??(와우, 6)…  

    '다윗'이란 히브리어 이름은 "달렛 + 와우 + 달렛"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숫치는 4 + 6 + 4으로 합하면 14이다. 유대 랍비들 사이에는 사람의

    이름이나 숫치를 가지고 놀기도 한다. 이것을 가리켜 게마트리아(gematria)라

    부른다.

  b)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예수는 직접적으로 다윗과 동일시되고 있다. 즉 구약에서

     가장 유명한 왕인 다윗으로 예수를 설명하고 있다. 예수는 '새로운 다윗'이며,

     그가 부르시는 제자들은 '새로운 이스라엘'이며, 예수는 그들의 위대한 왕으로

     오신 분이시다.

     따라서 마태복음은 예수를 통해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복음서라 할 수

     있다.



세째, 마태 족보의 중요한 특성들은 다음과 같다.

1) 마태는 구약의 역사를 구분하면서 아브라함과 다윗을 돋보이게 나누고 있고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a) 마태 1:1은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밝힌다.

    ㄱ)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영광스러운 언약의 약속들을 받았다

       (창 12,15,17장). 이러한 약속들은(예, 창 12:3) 위대한 지상명령(마 28:19)

       으로 그 절정을 이루게된다.

    ㄴ) 왕국에 대한 약속과 그 번성의 약속은 다윗에게 주어진다('다윗 언약'이라

        불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삼하 7:12-16을 보라). 이 나라는 '다윗의 자손'을

        통하여 그 절정에 이르게된다. 마태복음에는 예수를 가리켜 자주 '다윗의

        자손'이라고 부른다 (참조, 9:27; 12:23; 15:22; 20:30f; 21:9,15).

  b) 따라서 나사렛 예수는 언약의 약속들을 지키시는 분이시며, 왕의 계통을

     유지하는 분이시며 구약의 메시아 소망을 성취시키는 분이시다.



2) '족보'라는 명칭은 창세기 구분(톨레도트)과 좋은 대칭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마태복음은 구약역사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3) "A가 B를 낳고"라는 공식이 족보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a) 네 명의 여인이 포함되어 있다(다말, 라합, 룻, 밧세바)

  b) 이러한 공식이 예수에 와서는 깨어지고 있다(1:16)

    ㄱ) 예수의 부친이 밝혀지지 않는다

    ㄴ) '낳다'라는 동사가 능동에서 수동태로 바뀐다.

    ㄷ) 마리아의 역할이 다른 여인들과 동일하게 표현되고 있다.

  c) 이처럼 갑작스런 공식의 변화는 독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킨다. 예수의 경우는

     동정녀 출생을 암시한다. 이런 이유로 1:18이 나온다.

출처 : 한우리성경강해
글쓴이 : 한우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