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때가 되면, 우리는 왜 ‘노회’와 ‘총회’를 소집하는가?

 대부분의 장로교단들이 4월에 노회(presbytery) 회의를 개최한다. 아울러 봄철과 가을철에 정기적으로 노회 회의를 개최하지만, 긴급하거나 비상적인 상정이 있을 경우에는 ‘임시 노회 회의’를 개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로교단들은 왜 정기적으로 노회 회의를 개최하는가?

 

예장대신교단(속칭 ‘수호측’이라 불리는)의 경우에는 헌법 정치 부분 제11장에서 노회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제83조에서 “노회의 요의(要義)”라고 하여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나뉘어 여러 지교회가 되었으므로 지교회 간에 서로 협력하게 하며 도와 교리의 순전을 보존하고, 권징을 동일하게 하며, 신앙과 지식을 증진하게 하고 배교(背敎)와 부도덕을 방지하며 이를 위하여 노회와 같은 상회가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이는 상당히 후대(1961년)에 시작된 대신교단의 특성으로 볼 때에, 아마도 예장합동교단의 헌법 정치부분 제10장 제1조에 있는 노회의 요의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에 들어온 장로교회보다 훨씬 앞서 수립된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제1 스코틀랜드 신앙고백(1560년)을 보면 제20조에서 “공의회와 그 권세와 권위 및 공의회 소집의 이유”에 관해 고백하는 가운데 이르기를 “노회나 총회가 모이는 이유는 하나님이 전에 주시지 않은 영구적인 법을 제정하기 위함이 아니고, 새로운 신조를 만들거나, 하나님의 말씀에 그의 거룩한 뜻으로 예전에 표현하지 않으셨던 신조에 대한 진정한 해석을 내리기 위함도 아니다.”라고 하여, 이미 노회나 총회의 권위를 한정하면서 시작하는데, 계속해서 이르기를 “회의를 연 이유는 적어도 명분에 어울리는 것으로 들자면, 부분적으로 이단을 논박하고 후세대에 공적으로 펴낸 신앙고백을 안겨 주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한 그러한 권위는 “이를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의 권위로 한 것이지, 그들의 수 때문에 잘못될 수 없다는 어떤 견해(주로 로마가톨릭의)나 특권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명백히 ‘성경’에 한정하며, 또한 이르기를 “이것이 바로, 우리가 판단하건데, 공적인 회의를 여는 가장 으뜸가는 이유이다.”라고 고백했다. 물론 이러한 맥락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31장 2항에서도 다뤄지지만, 제1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의 문장은 더욱 분명하고도 간결하게 노회와 총회의 개최 이유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노회의 직무를 다루는 대신교단 헌법 제87조나 합동교단 헌법 제6조를 보면 이러한 노회의 요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짙게 받는데, 노회의 직무에 관해 주로 행정상, 그리고 실질상의 역할을 언급할 뿐, 성경의 진리를 확고히 하고, 이단적인 사상들을 척결하기 위한 핵심적인 목적을 담은 역할이 정작 결여되거나 미비하다. 물론 제1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에서도 “둘째로는 교회에서 좋은 정책과 질서를 형성하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는 언급을 하고 있어서, 현제 한국의 장로교단 헌법들에 있는 직무의 언급과 유사하지만, 오히려 “이것(첫째 이유들)이 바로, 우리가 판단하건대, 공적인 회의를 여는 가장 으뜸가는 이유이다.‘라고 한 의미를 유념하기가 어려운 것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노회 회의는 분명 “노회구역 안에 있는 각 지교회와 소속기관 및 단체를 총괄하며 목사, 전도사, 목사후보생 및 강도사의 인사관리를” 다루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행정상의 직무를 수행하는 더욱 근본적이며 본질적인 이유는, 제1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이 잘, 그리고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는바 “이단을 논박하고 후세대에 공적으로 펴낸 신앙고백을 안겨 주는 데”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목적에 대해 “부분적”이라고 한 것은, 그 목적이 부분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그 권위가 부분적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적어도 명분에 어울리는 것으로 들자면”이라는 문구를 앞서 언급한 것이다.

 

장로교회의 모든 회의들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바로 성경이다. 성경에 있는 오류 없이 명백한 진리에 근거하는 것이라면,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장로교회 회의의 권위이지만, 오류가 있다면 반드시 시정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장로교회 회의의 권위다!

 

그럴진대, 오늘 우리시대 장로교회들이 노회를 개최하는 이유와 목적은 어떠한가? 노회의 요의에서 다루는 의미를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가운데서 그 직무를 수행하는가?

 

안타깝게도 수많은 행정상의 관리와 행정들로 가득할 뿐, 정작 오류와 이단설로 뒤엉켜 있는 지교회와 소속기관 및 단체들의 영적인 현안들에 대해서는 회피하거나 묻어두려고 하는 경우들만을 여전히 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본말(本末)이 전도된 친목(親睦)의 행정일 뿐이 아니겠는가.

출처 : 고백과문답

글쓴이 : 장대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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