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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개혁신앙이란 무엇인가?

baromi 2009. 11. 10. 21:13

개혁신앙이란 무엇인가?

 

 김병혁 목사(캘거리 개혁신앙연구회)

 

 

아름다운 록키 산 끄트머리에 나즈막히 걸터앉은 이 도시에 정착한 지 두해가 지났습니다. <개혁신앙연구회>라는 타이틀로 첫 신문 광고를 하던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목회자 협의회라는 단체의 임원이라는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통성명을 나누기도 전에, 다짜고짜 ‘이단이 아니냐?’고 취조하듯 묻더군요.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하는 첫인사치고는 좀 고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개혁신앙’이라는 낱말에 대한 낯섦과 불편함 때문에 인간 본위의 경계심이 발동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분에 대해서 유감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비록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된 일이긴 하지만, 종교개혁자들의 초상과 종교개혁의 구호가 실린 내용마저도 터부시하는 현대 교회의 빈곤하고 초라한 지성의 단면을 직접 경험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개혁’(Reformed)이라는 말은 역사상 가장 바르고 순수한 신앙의 정체성을 드러낸 16,7세기 종교개혁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입니다. 종교개혁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루터와 칼빈과 같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있지만, 총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16,7세기의 종교개혁은 어느 개인의 탁월한 신념이나 종교 의식에 의해 재구성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표준, 곧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이 말씀(성경)을 교회 개혁의 구심점으로 여겼으며, 교회 개혁을 측정하는 유일한 표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반대 진영에서조차 종교개혁에 동참한 이들을 가리켜‘말씀에 따라 개혁해 가는 사람들’이라고 불렀는가 하면, 이들이 추구하는 교회는 ‘말씀에 따라 개혁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종교개혁자 칼빈이 이런 의미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후에 성경에 의해 측정되고 조형된 교회에 대해서는 ‘개혁된 교회’ 혹은 ‘개혁교회’라는 이름으로, 또한 말씀에 보다 충실한 성경적 신앙을 ‘개혁신앙’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의 관심은 언제나 ‘개혁된 것을 개혁해 가는 일’에 있었습니다. ‘개혁된 것’이란 이미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서 적확하게 드러난 진리를 의미하는데, 결국 개혁신앙이란 정초된 진리로서 날마다 개혁해 가는 신앙 정신을 말합니다. 이러한 개혁신앙은 수세기 동안 거대한 세속의 도전과 참담한 배교의 물결 속에서도 종교개혁자와 청교도들과 같이 복음과 경건의 회복을 통하여 참된 교회로의 개혁을 소망하는 믿음의 사람들에 의해서 더욱 명료하고 뚜렷한 흐름을 형성하며 계승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사적 개혁신앙의 내용적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다섯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개혁신앙은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을 강조하는 신앙입니다. 칼빈주의 신학자 워필드(Warfield) 박사가 지적하였듯이 성도는 모든 현상 배후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며 이 모든 현상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의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며, 구원 문제에 있어서 자아의존적 성향을 배제하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러한 하나님 중심적 사고가 개혁신앙의 사유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개혁신앙은 성경을 교회의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신앙입니다. 종교개혁자들과 개혁된 교회들은 늘 성경의 올바른 위치를 회복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성경보다 다른 것(교황, 전통, 경험, 이성, 직통계시등)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구원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에 필요한 하나님의 모든 지혜(진리)가 명백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개혁신앙이란 신앙과 삶에 있어서 성경을 유일하고 절대적인 기준으로삼고서 성경이 말씀하는데서 머무르며, 한편 성경이 언급하지 않는데서 침묵하며 오직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믿고 살아가는 신앙을 가리킵니다.

 

셋째, 개혁신앙은 순전하고 바른 교리를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는 신앙입니다. 칼빈이 <제네바 교리 문답서> 서론에 기록하였듯이 ‘교리문답(신앙고백)은 옛적부터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 준수되어 왔고, 교회가 완전히 부패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코 포기된 적이 없는 전통’입니다. 종교개혁자들과 개혁된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신앙고백을 가지고서 성도를 올바르게 양육하고 교훈하는 일에 힘썼습니다. 신앙고백은 교회의 일치를 가능하게 하며, 교회의 거룩성과 순결성을 지키는 강력한 방어막이 됩니다. 오늘날 현대 교회의 반(反) 교리적 풍토는 개혁신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넷째, 개혁신앙은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살아가는 신앙입니다. 코람데오(Coram Deo)라고 불리는‘하나님 앞에서의 신앙’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 나아가 피조계 전영속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면전에 서 있는 자로서 그 분을 의식하며, 창조의 목적에 따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와 더불어 즐거워하는 생을 살아가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다섯째, 개혁신앙은 장로주의 정치를 지향하는 신앙입니다. 장로주의 정치란 소명과 은사에 따라서 세움을 받은 교회 직원(목사와 장로)에 의해서 다스려지는 교회 정치 형태를 말합니다. 이 직분은 말씀을 받들고, 말씀으로 봉사하는 직무로서 자신에게는 권위가 없고, 다만 겸손과 온유로 교회가운데 그리스도의 권위를 드러내는 수종적 봉사직입니다. 이러한 정신으로 참된 말씀을 전파하며, 성례와 권징(치리)을 바르게 시행해야 합니다. 현대 교회에 유행하는 목회자 개인의 능력과 카리스마를 중심으로 한 독재형 목회, 회중의 견해를 하나님의 뜻으로 이해하는 민주형 목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성공형 목회는 결코 바람직한 교회 정치 체제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떤 신앙으로 교회를 교회답게, 성도를 성도답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까? 개혁신앙은 영적 침체가운데 있는 교회와 성도를 가장 좋은 회복과 개혁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출처 : 양무리마을
글쓴이 : 주의 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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