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사람이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고 하더니 갔다 오면서
양복 하나를 들고 왔다
아무리 사양해도 강권하면서 오히려 더 큰 돈을 쓰려고 해서
이것만이라도 받아왔노라고 한다
거절을 그렇게도 할 수 없었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상담을 해 준 일들에 큰 도움을 받게 되어 사랑의 마음으로 주는 선물인줄 알면서도
이런 선물들은 참으로 부담스럽다
마음 상하지 않게 하면서 어떻게 선물을 거절하느냐
그 지혜가 필요하다
상담해 준 그 일들이 말끔히 모두 다 해결된 이후에나 받겠다면서 거절하지 그걸 참.
아내의 말을 듣고 보면 그 상황도 이해가 되면서도
옛옷에 오히려 익숙해져있는 나의 모습
새 옷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불편한 마음을 읽게 된다.
(새옷이 생기면 옛옷은 아예 처분한다. 옷들이 여러벌 있는 것이 부담이지 않는가)
바울사도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그리스도로 옷입는 것'이라고
표현하였는데(갈3:27)
오늘 아침은 이 '옷입는다'는 것으로 묵상해 볼까
실은 '육체의 일'과 '성령의 일'을 바울사도는 대조하고 있다(갈5:16-26).
육체의 일들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21절하),
성령의 일들은 금지할 법이 없다고 한다(23절).
그러면서 하는 말인즉,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았느니라"(24절)고 한다.
서로간에 상극이 되는 개념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 사람 안에서 이런 일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은 좀 설명이 필요하다.
어떻게 중생한 그리스도인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받지 못하게 하는, 육체의 일들을 행하는 일이 가능하며
어떻게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에게
그 육체의 일들
그 정과 욕심을 따라서 행하는 일들이 일어나는가?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십자가에 육체와 정과 욕심을 못박았다고 하더라도 그 못박힌 육체와 정과 욕심이 단번에 죽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왔다. 그럴 듯 하기는 하지만, 바울이 과연 그런 뉘앙스를 그 표현들 속에 두었다고 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보면 마땅히 쉽게 답변할 수가 없다.
어떻게 자기 안에 "한 다른 법이 있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 바울이,
자신을 두고, "(나는) 육체와 함께 정과 욕심을 못박았다"고 선언할 수 있는가?
어떻게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한편으로는 못박았다고 능동적 표현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못박혔다고 수동적 표현을 한다
그렇게 못박히고 못박은 삶 이후의 생활에 있어서도
이런 능동과 수동의 표현이 나온다
성령을 좇아 행하라(5:16절), 그리고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5장18절).
이렇게 능동과 수동 사이에 있는 그 무엇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헬라어에는 중간태가 있는 것일까
양복을 선물로 받고서는
한 편으로는 감사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 부담을 갖는 것도 이와 비슷한 듯
옛옷을 입는 것에 익숙해 있는데, 새옷이 생기면 그 옛옷을 버려야 하는 상황일 때
새옷이 좋으면서도 옛옷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것이
인생이듯이
육체와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고 또한 못박히게 되어서
그리스도라는 새옷을 입게 되었는데
우리들 마음 속에서는 옛옷에 익숙해져 있는 그 무엇이 있어서
새옷에 부담을 갖게 된다
공짜로 들어온 옷인데도 말이다.
예수님이 주시는 그 옷도 공짜인데,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너무 좋기 때문에 한 편으로는 감사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부담스러운 이 맘
옷을 보내온 이들에게 아직 고맙다고 전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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