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노회 이광호 목사에 대한 제명처분 결정이후 한동안 제기되던 정당성 논란이 이제는 우리 모두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제명처분 결정 이전부터 이후까지 사건의 정황을 계속하여 살펴온 나로서는 이 침묵과 고요한 정돈상황이 결코 참된 화평이나 진리의 승리가 아닌 침묵과 외면의 '의도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이광호 목사는 특이한 이다.
적어도 기자가 지켜본 그는 매우 흥미로운 신학자이자 매력있는 목사이다. 그는 신학적 바탕이 없는 이들이 볼 때에는 매우 급진적이고 체제 비판적 반항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신학과 신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이같은 그에 대한 선입견과 섣부른 평가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매우 보수적이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고신교단의 목사들 중 그만큼 고지식하고 철두철미한 보수성향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참고로 나는 지난 93년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활동을 중단했던 토막 몇년을 제외하고 고신교단을 10여년간 출입처(?)로 하고 있기에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그를 고신교단의 한 노회가 제명시켰다. 그의 신학이 너무 급진적이고 위험한 사상을 가져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란 것이 이유였다.
기독인인 우리가 보수라고 할때 무엇을 보수라 할 것인가? 신학적 신앙적인 면에서 보수라면 무엇을 보수라고 해야 할 것인가? 전통과 관습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적 태도를 그것이라 할 것인가? 아니면 윤리적 도덕적으로 전통적인 가치에 순응적인 태도를 보수라 할 것인가?
나는 그것을 "성경대로 믿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조금 다른 말로 하자면 개혁주의적 신학과 신앙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그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이 목사는 가장 보수적이다.
그는 여성안수의 열풍이 한국교회를 강타할 때 여성안수는 성경적 가르침이 아니기에 잘못된 주장이라는 실로 무모한(?) 주장을 펼쳤다. 합동교단의 총회장이 촉발하고 한국교회 여성들이 벌떼 같이 일어나 이같은 '망언'을 규탄하고 그의 퇴진을 요구하던 시기였다. 개혁주의를 노래처럼 부르던 신학자들도 하나같이 침묵하거나 시류를 타던 때였다.
또 그는 군대에서 행해지는 '진중세례식'에 대해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수세자의 신앙고백을 확인할 수 없는 세례, 행사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의식이 원리가 아니란 점에서 교단 총회장들이 줄줄이 앞장선 이 '거룩한(?)' 행사를 서슴없이 비난했다.
게다가 그는 요즘 교회들이 앞다투어 도입하는 <태신자운동>에 대해서도 칼빈의 예정론과 맞지 않다며 현실을 무시하는 원론적인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그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면 누가 보수적이라고 할 것인가?
그런데 그런 그는 신학적 문제가 있다고 찍혀 나갔고, 우리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성경적 원리적 바름을 추구하여 교권주의자들의 눈 밖에 나는 것이 죄라면 죄이다. 눈치껏 처신하고 적당히 바른 체하며 어느정도 굽히면 될 것을 그리 안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까?
그런 사람을 제명하는 것이 우리들이 추구하는 고신정신이요, 개혁주의인가?
이 땅의 개혁주의자들, 아니 고신교단의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신학자, 목사, 교인들이여!
그가 개혁주의자가 아닌가? 그의 신학이 이단인가? 그의 신학이 고신의 그것과 어디가 어떻게 다른가?
아니다!
우리들 모두가 비겁하고 게으르고 무감각하고 무정하여서 우리의 형제가 쫓겨나는 것을 보고서도 침묵한 탓이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혹은 내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그가 유별나게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고깝고 아니꼬와서 속으로 박수치며 짐짓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칼빈은 정당한 교회의 표지를 가진 교회와 분리하는 것의 잘못을 강하게 지적했다. 우리는 칼빈주의를 표방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 교단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분들은 교회연합에 앞장서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형제를 잘라내고 축출하면서, 외부를 향해서는 화합하고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우리와 다른 고백을 하며 때론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부정하는 이들과는 대화를 하고 연합을 추구하면서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제 이광호 목사 제명기사를 썼던 나조차도 서서히 그의 제명사건의 부당함을 외치는 일에 소극적이 되고 있다. 외쳐도 반응이 없는 현실에 질려가고 있고 적당히 순응하고 있는 것이다. 비겁해지고 무정해지고 악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과 기사를 써 온 나를 혹자는 이목사와 한통속으로 몰아가고 있음도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이름없는 시골의 작은 교회의 목사, 수십명의 교인들과 함께 1백여만원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그를 위해 줄서서 무엇이 내게 유익할 것인가?
큰 교회의 유명하고 힘있는 목사들과 등지고 그를 변호하는 내게 과연 무엇이 생길 것이라고 이러고 있겠는가. 왜 이것저것 꿈꾸고 성공을 기대할 나이의 기자가 그런 고리타분한 소리를 해대는 이 목사를 구명하자며 이러고 있겠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고신교단의 바른 신앙인들이여, 침묵하지 말자. 외면하거나 비겁하지 말자.
그의 신학은 바르다. 우리 교단의 신학자들이 외면하고 있을 따름이지 그는 여러 복음주의적, 성경적 권위를 가진 신학자들은 그를 여러 신학회를 통해 제명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초청을 하고 있다. 그가 설교자로 섬기는 교회의 교인들을 보면 얼마나 그가 제대로 성경을 가르쳐 왔는지 알 수가 있다. 그만큼 바르게 원리를 알고 따르도록 가르쳐 왔음을 알 수 있다.
기자는 그 교회의 교인들이 신대원과 교단에 보낸 질의서를 보고 놀랐다.
기자는 그것이 누군가의 말처럼 이 목사가 '조정'한 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고 있다. 글을 써줄 수 있으나 그들의 생각과 말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고신은 끝내 이광호 목사를 외면할 것인가. 나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모른 체 할 것인가?
그러고 뒤에서 그를 제명한 노회를 비난하고 이 목사에게 동정의 말이나 던질 것인가? 백번 양보해 그에 대한 신학적 문제가 있다면 신대원의 신학자들에게 공식적인 문서로 질의해 답변을 얻어보자. 그런 과정을 통해서도 그의 신학이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를 떠나보내자. 그것이 우리가 이 목사의 제명에 대해 행할 최소한의 처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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