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겨우 30년이 갓 넘은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알파코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기독교의 위축이라는 힘겨운 현실이 있다. 퇴보의 일로에서 고민하는 교회들과 목회자들에게 불신자 전도의 강력한 효과를 내세우는 알파코스는 당연히 큰 유혹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코스에는 그냥 지나쳐버릴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있다.
알파코스는 전도 그 자체에 있어서도 문제가 크다. 여기에는 인본주의와 신비주의가 어설픈 방식으로 혼합되어 있다. 알파코스의 전도는 우정을 바탕으로 하면서 식사를 통한 교제와 상호 도움이라는 수평적 관계에 기반을 두기에 본질상 지극히 인본주의적인 성격을 띠기 쉽다.
알파코스는 이런 차원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이적에 중점을 두는 능력전도를 강조한다. 즉, 불신자 전도에서 성령충격요법을 도입한다. 이것은 신비주의적인 측면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방언은사를 받는 것을 가리킨다. 실제로 알파코스의 주말수양회에서 하이라이트는 방언은사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은사를 하나님의 은혜로운 수여가 아니라 사람의 인위적인 연습으로 여기는 아주 잘못된 교훈이다.
알파코스의 신비주의적인 측면은 9주차에 있는 치유의 저녁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치유의 모델이 제시될 때 어떤 사람들에게는 치유받기 원하는 신체의 한 부분이 마음속에 그림처럼 떠오른다고 한다. 알파코스는 이런 현상이 단순한 느낌으로, 환청이나 환상으로, 타인의 고통을 공유하는 것(Sympathy Pain)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우습게도 한국산 알파코스는 금니와 금가루 현상 같은 것을 때로는 공공연히 때로는 은근히 조장하는 훨씬 더 비성경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알파코스에는 나름대로 체계적인 교육이 있다. 우선 주말수양회를 포함하여 11주 과정으로 이루어진 알파코스에는 대개 45분 정도로 진행되는 15개의 토크가 있다. 토크는 주로 예화, 적용이라는 세 가지 형식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회개와 믿음과 성령을 받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과정을 마치면 4단계로 이루어진 양육체계로 들어간다. 알파코스에 의하면 이 모든 것은 신자들이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알파코스의 교재를 면밀하게 검토해보면 균형 잡힌 신학이 없다는 것을 한 눈에 발견할 수 있다. 알파코스는 성령론에 치중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다른 중요한 교리들에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알파코스를 시행하는 교회의 교인들은 소그룹에서 목회자들이 주일예배에서 설교한 내용을 나누는 것으로 일관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만일에 설교자가 성경과 신학에 충실한 설교를 넉넉한 분량으로 진지하게 전달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소그룹의 나눔이라는 것 자체가 공허한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알파코스에는 성경을 멀리하고 신학을 꺼려하는 말씀 부재현상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본래 알파코스는 12명이라는 인원을 이상적인 크기로 생각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우정을 바탕으로 일대일 목회적 돌봄이라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면이라고 여기는 소그룹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교회론적인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아마도 이런 문제점들 앞에서 알파코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른 문제야 어떻든 간에 전도가 되니 괜찮지 않느냐고 강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전도에 효과를 준다는 사실 때문에 알파코스의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눈감아 줄 수는 없다.
아이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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