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러운 XXX야. 너, 어디서 왔어. 가라”
육두문자가 난무하는 이초석 씨 집회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소리다. 이초석 씨의 축사라는 행위에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라도 건질 마음으로 몰려들고 있다. 귀신론 등으로 이미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는 이초석 씨의 집회에 참석해 보았다. 기자는 약 15년 전에 그의 집회에 참석, 기사화한 바가 있다. 이번 취재는 기자에게 이 씨의 15년 전후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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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초석 씨 집회 장면. 지난07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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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석 씨의 집회는 지난07년 8월 30일(화)부터 9월 1일(목)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제 1체육관에서 열렸다. 그가 자주 이용하는 집회 장소다. 집회는 저녁 8시 30분에 노래와 율동 등으로 시작됐다. 9시 30분이 가까워오자 서울 각 지역에서 몰려온 신도들로 체육관 좌석이 상당히 메워졌다. 지역 팻말을 앞세운 신도들이 속속히 지정된 장소로 찾아간 것이다. 대략 참석 신도수를 세어보니 적어도 약 1만 명은 되어보였다. 일단 과거에 비해 외형적으로 그 세가 상당히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회 단상이 잘 보이는, 소위 VIP석과 같은 자리는 200여 명의 외국인들을 위해 마련해 놓았다. 집회장 밖에는 이들을 실어 나른 대형버스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었다.
이초석 씨는 9시 40분경에 단위에 올라왔다. 하얀 양복에 백구두는 변하지 않는 그의 패션이다.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변함없었다. 이 씨는 자신의 몽골집회 중 축사 장면만을 편집한 비디오를 스크린으로 보여준 후, 예배를 드리자며 성가대의 합창을 유도했다. 그 후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씨는 성경봉독 없이 연설을 시작했다. 귀신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의 연설은 끝까지 그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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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만 명의 신도들이 운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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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연설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내용들이 귀에 들어왔다. ‘부는 바람을 잠잠케 했다’, ‘집회 중에 오는 비도 멈추게 했다’는 그의 연설 구절들이었다. 이 씨는 자신의 몽골집회 때 바람과 비 등의 자연현상을 다스렸음을 강조했다. 자신에게 그러한 뛰어난 능력(?)이 있음을 자랑하려고 한 모양이다. 또한 그는 자신은 20대처럼 젊은 기력이 살아난다고 하며 “이것이 복음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집회 참석한 신도들은 이 씨가 무슨 말을 하건 “아멘”으로 반응을 했다. 이 씨는 연설 도중 수시로 ‘믿으면 박수’, ‘믿으면 두 손 들고 아멘’ 등의 지속적인 청중의 반응을 요구했다.
연설 도중 손에 든 자신의 성경을 바닥에 ‘툭-’ 집어 던지는 이 씨의 행위도 눈에 들어왔다.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집어든 자신의 성경을 강대상이 바로 뒤에 있었음에도 자신의 오른쪽 발밑으로 던진 것이다.
10시 30분경. 이 씨측 신도들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배포한 전단지에는 집회가 끝나는 시간이지만, 이 씨의 집회는 사실 이때부터 시작이다.
이 씨가 통성기도를 하자며 “우라라라라···”라고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대고 괴성을 지르자 약속이라도 한 듯 대부분의 신도들이 비슷하게 그 소리를 따라했다. 순간 체육관은 많은 신도들의 알 수 없는 부르짖는 소리와 악단의 음악소리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초석 씨는 단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체육관 바닥에 자리한 외국인석을 찾아갔다. 한 손에는 무선마이크를 입에 대고 계속 “우라라라라···”라고 소리지르며 말이다. 이 씨는 마이크를 잡지 않은 손으로 외국인들의 머리를 ‘툭-’치거나 위에서 짓누르는 식으로 얹으며 사이를 지나갔다. 소위 안수라는 행위를 하고자 한 것이다. 상대가 별 반응이 없으면 다른 사람으로 계속 이동하다가 극도로 흥분하거나 특히 소리를 지르는 신도들이 있으면 찾아가 자신의 마이크를 그 신도의 입에 가까이 가져갔다. 그럴 때마다 그 신도의 괴성이 스피커가 찢어질 정도로 장내에 울려 퍼졌다. 이 씨는 그런 신도들을 계속 찾아갔다. 이 씨의 자극적인 연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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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초석 씨가 외국인석으로 내려와 개별 안수를 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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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분 후, 다시 단상에 오른 이 씨는 청중을 모두 일으켜 세운 후 집단 안수(?)와 같은 행위를 했다. “귀신들아 가-”라는 소리와 함께 마치 장풍이라도 하듯 청중을 향해 손을 쭉 뻗는다. 이러면 이미 극도로 흥분된 청중들 속에서 자기 절제를 못해 반응을 일으키는 신도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주최측 도우미 2, 3명이 그 신도 한 사람을 붙잡고 단 위에까지 끌고 간다. 과거 이 씨의 그러한 장풍(?)에 신도들이 곳곳에서 낙엽 떨어지듯 주저앉았던 현상과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단 위에 올려진 신도들은 발버둥을 친다. 이초석 씨는 귀신들린 것이라고 진단을 내린다. 그리고 발버둥 치며 있는 힘껏 괴성을 지르는 그 신도의 입에 이 씨는 자신의 마이크를 갖다 댄다. 장내는 머리카락이 일어 설 정도로 다시 자극적인 소음으로 가득 찬다. 단 위에 올라오는 신도마다 이 씨는 동일한 행위를 연출했다. 그 신도들의 찢어질 듯한 괴성이 귀신 소리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이 씨의 주장대로 그 신도가 귀신에 들린 것이라면 그 귀신 소리를 장내에 가득 울려 퍼지게 하려는 이 씨의 의도는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괴성으로 단지 신도들의 심리를 자극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신도들을 그 귀신과 접촉케 하려는 것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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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신도들이 이 씨의 안수를 받으려고 열광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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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종종 축사 행위에 자신의 두 손을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소위 ‘눈꺼풀 뒤집기’ 행위를 위해서다. 단 위에 오른 신도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고, 또 자신의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그 신도의 양쪽 눈꺼풀을 뒤집어 올린다. 흰 눈동자와 눈꺼풀 속 붉은 살이 훤히 보일 정도로 위로 치켜 올린다. 우리 몸 중에서 가장 민감한 곳 중 하나인 눈에 직접적인 자극을 받은 그 신도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를 향해 이 씨는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를 쓰러뜨린다. 이러한 이 씨의 눈꺼풀 뒤집기 행위는 그만의 특허품(?)일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바가 없다.
10여 명의 신도를 단 위에서 축사 행위를 한 후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밤 11시 30분이 넘어가자 전체 신도들이 이 씨를 따라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집회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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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초석 씨가 청중을 향해 장풍이라도 하듯 집단 안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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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후 기자는 주최측 한 직원 신도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번 집회는 2년만에 서울에서 개최된 집회다”며 해외 집회 등 이초석 씨의 일정이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이초석 씨 이단 규정’ 사실을 언급하자 “너무 귀신만 쫓아내고, 복복복 그런다고 이단이라고 한다”고 했다. 주변에서 자신들을 이단이라고 하는 이유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우리에게 너무 귀신귀신만 하는 것 같아서 안 좋게 보기도 한다”며 “안 그럴 수 없는 것이 질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질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집회의 중심, 신앙의 중심이 ‘귀신’으로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집회 중 이초석 씨가 귀신들렸다고 하는 이의 괴성을 마이크를 통해 집회장에 울리게 해야만하는 이유에 대해서 질문하자 그 신도는 당황해 하며 “귀신의 존재를 보고 믿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알고 있고,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 소리를 듣고 있도록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묻자 그는 같은 대답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는 이초석 씨의 안경 쓴 모습에 대해서 질문을 받자 “꼬투리를 잡으려는 것이냐”며 답을 회피했다. 집회 중 자신의 안수를 통해 시력도 좋아진다고 하는 이초석 씨가 정작 자신은 안경을 사용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기자는 주최측 부교역자인 서혁주 목사와도 통화를 했다. 이초석 씨가 이미 오래 전에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 받은 이후의 대응 자세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서 목사는 “우리 목사님(이초석)은 항변할 이유가 없다며 무대응으로 지내오셨고 또 교역자들에게도 그렇게 교육하셨다”며 “쉽게 ‘개는 짖어도 기차는 지나간다’는 것처럼 우린 간다”고 말했다. 즉, 한국교회의 공적 지적을 무시하겠다는 자세다.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교회 교인들 대상으로 이단 사설의 유혹의 손을 계속 뻗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초석 씨는 이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91년), 예장 통합(91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94년), 예장 합신, 예장 합동 등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 등으로 규정받았다. 성경론, 신론, 귀신론, 기독론 등 성경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이단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초석 씨의 ‘귀신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매주 서울의 88체육관에서 열리는 집회가 각 지부에 위성으로 중계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 체육관 집회처럼 대형 집회가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수시로 개최되는 것은 물론, 인도, 나이지리아, 몽골 등 해외 집회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이초석 씨는 ‘예루살렘교단 총회장’이라는 호칭을 받으며 전국에 88개의 지부의 실질적인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예루살렘신학원에서 지난 2002년 예수중심제자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그들만의 신학교에서 계속 이 씨의 사상을 답습한 신도들이 배출되고 있다. 같은 해 이 씨는 한국예루살렘교회에서 예수중심교회로 단체명을 바꾼 바가 있다. 이 씨는 외국에서 한국예루살렘교회가 유대교로 오해 받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자신의 기관지에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이초석 씨의 집회에 대해 박형택 목사(한기총 이대위 부위원장, 예장 합신 이대위 위원)는 “교회가 끊임없이 이단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성도 교육에 힘쓰는 것이 이단 대처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단 경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우리 한국교회의 표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