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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랑의교회앞 농성 이랜드노조, “교회 배려에 감사”

baromi 2007. 12. 24. 11:16
사랑의교회앞 농성 이랜드노조, “교회 배려에 감사”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배려는 하되 ‘불간섭원칙’ 분명히 밝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랑의교회 정문 앞에 설치된 이랜드 노조 농성천막 ©뉴스미션

이랜드 노조 측은 지난 12월 21일부터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앞에서 시작한 천막농성과 관련 ‘교회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농성은 계획에 따라 내년 1월 중순까지 당분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주일설교 중 현재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농성자들을 위한 배려는 하되 (노사문제에)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불간섭원칙을 분명히 했다.

노조측, “교회의 배려에 감사하며 폐를 끼쳐 죄송하다”

지난 21일(금)부터 시작된 이랜드 노조의 ‘사랑의교회 앞 농성’은 주일인 23일에도 교회 정문 앞 주차장에서 계속됐다. 사랑의교회 장로인 이랜드 박성수 회장을 성토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15㎡ 정도의 중형천막이 노조의 농성장이다. 이곳에서는 매일 노조원 7∼10명이 돌아가며 금식농성 및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일에는 교회 정문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을 대상으로 이랜드 사태와 관련한 노조 측의 호소를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는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측은 처음 농성이 시작된 21일에는 이를 제재하며 한 때 충돌 기류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이내 노조 측과의 협의를 통해 농성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교회 측은 교회 정문 바로 옆에 노조의 천막 설치를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전기를 공급해주고 교회 내 화장실 사용 및 온수 제공 등 제반사항을 배려하고 있다. 특별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는 한 교회 주변에 전경 배치 등 공권력 요청도 일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노조 측은 교회 내부 점거나 예배를 방해하는 행위는 하지 않기로 교회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교회 앞 농성장 책임자로 있는 이랜드 노조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교회 측의 배려로 침탈의 염려 없이 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며 “교회 측에 폐를 끼쳐 죄송하며 ‘신도들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고 교회를 비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이 곳(사랑의교회 앞 농성장)을 주력 거점으로 투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다음달 17일까지 사랑의교회 앞에서의 집회를 신고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오후에 노조 측의 농성 지원을 위해 민노총과 기청연 등에서 상당수 인원이 사랑의교회 앞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노조 지도부에서 상암 월드컵경기장 홈에버 매장 앞으로 시위장소를 변경함으로써 교회 측이 우려했던 충돌과 혼란은 발생되지 않았다.

사랑의교회, 배려하되 ‘불간섭원칙’ 분명히 해

이런 노조의 활동에 대해 사랑의교회 측은 ‘불간섭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정현 담임목사는 23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전체 교인들에게 교회의 ‘불간섭’ 및 ‘무대응’ 원칙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날 오 목사는 설교 말미에 “교회에 농성장을 설치하겠다는 노조의 요청을 받고 교회 책임자로서 깊이 고민하다가 천막을 칠 수 있도록 허락했다”면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지고 따뜻한 음료와 위로를 드리도록 하겠지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불간섭 및 무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이어 “교회가 정치적 이슈를 해결해주는 곳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교회는 사랑과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도록 세상을 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노조 측에 대한 사랑의 배려와 정치적 이슈에 대한 개입은 별개의 문제이며 그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오정현 목사의 이러한 언급 및 교회 측의 대응자세로 미루어볼 때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노사 면담을 주선해주고, △“사랑 대신 박해를 전파하는 박성수 회장의 장로직을 박탈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교회 측은 노조가 신청한 ‘옥한흠 원로목사 및 오정현 담임목사와의 면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면담에 응할 경우 ‘노조 측을 배려는 하되 이랜드 사태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불간섭원칙을 고수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사랑의교회 사역장로로 교적에 등록돼 있으나 교회 내에서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기독교 기업인 이랜드에 따로 사목실(社牧室)을 두고 직장예배를 드리고 있기에 박 회장의 신앙생활은 주로 회사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 박성수 회장이 ‘주일예배도 잘 드리지 않는다’는 말은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 데서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다.

사랑의교회의 한 관계자는 “박성수 장로가 (시무장로가 아닌 사역장로이므로) 장로회에 참석 않는 것은 물론 주일예배 때도 (직장예배를 주로 드리고) 교회에는 자주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랑의교회가 이랜드 사태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말했다.

파업 180일, ‘지도부 대량해고’가 ‘사랑의교회 농성’으로

▲사랑의교회가 직접 나서 박성수 장로를 설득해달라고 이랜드 노조 측은 요청하고 있다. ©뉴스미션

공교롭게도 이번 성탄절은 ‘이랜드 사태’가 벌어진지 꼭 180일째 되는 날이다. 노사분규 사태가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랑의교회 앞 농성은 지난 12월 19일 벌어진 ‘노조 지도부 대량해고’에 대한 노조 측 반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협상을 통한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노조 측은 지난 12월 14일, 이랜드 사측에 ‘20, 21일 양일 간 집중교섭을 통해 연내에 사태를 해결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사측은 답변 대신, 지난 19일 뉴코아노조 박양수 위원장,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33명(뉴코아 18명, 이랜드 15명)을 해고 통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파업기간 중 무단점거 등 명백한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해 적법한 징계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노사 간에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은 일방적인 해고 통지”라며 즉각 반발했다.

또한 노조 측은 ‘해고사태’가 벌어지자 NCCK 점거, 한기총 대표부 면담 등 기독교계 연합기관을 통한 사태 해결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의교회 농성’을 감행했다. 현재 노조에게 남은 유일한 길은 ‘교계에의 호소를 통한 박 회장 설득’ 외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박성수 회장은 현재 업무상 출장을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까지 ‘이랜드 사태’에 휘말린 지금, 박 회장이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지 교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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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양무리마을
글쓴이 : grac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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