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들을 보고 나름대로 느낀 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 번의 방문으로 그 교회를 판정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교회의 전반적인 흐름은 읽을 수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방문했던 교회들은 이상하게도 다 조금씩 혹은 상당히 부흥하는 교회였습니다. 주요 교단들이 전반적으로 쇠퇴하는 가운데도 여전히 많은 교회들이 부흥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 개혁교회
전반적으로 개혁교회의 독특성을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RCA는 말할 것도 없고 CRC의 경우 예배 형식이 계속 파괴되어 가고 있고, 교리 문답의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계속 교회를 떠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교회 전체는 미약하나마 계속 성장하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개혁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네덜란드계의 민족 중심의 교회를 어떻게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 적용시킬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수적인 개혁교회일수록 화란인 중심의 교회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성을 깨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 미국 개혁교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교단본부에서 스페인어 교재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소수민족을 위한 지원 정책도 개발하고, 최근에는 한인 교회가 독립노회를 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신대원의 경우, 아프리카 유학생들에게 엄청난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습니다(심지어 비행기 왕복표까지 제공하기도함).
또 하나의 과제는 양질의 신학생 확보입니다. 제가 보아도 지금 신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고, 교수들의 수준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성경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솔직히, 은퇴하신 목사들의 설교와 젊은 목사의 설교를 비교해 보면 정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은퇴하신 목사의 설교를 들어보면 옛날 개혁교회의 설교가 정말 대단하였겠구나는 생각이 들지만, 젊은 목사의 설교는 개혁교회의 미래가 그리 밝지는 않겠구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교단에서도 간파하였는지, 최근에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Facing Your Future라는 프로그램을 신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교역자들이 추천한 학생들 중에서 최고의 학생 35명을 뽑아서 미래의 목회자를 미리 훈련시키고 소명을 확인시키는 것입니다. 약 한달간의 프로그램인데, 2주간은 신학교에서 신학교 교수들로부터 집중적인 강의와 세미나를 하고, 2주간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 드는 비용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신대원장이 플랜팅가 주니어 교수로 바뀌었는데, 신학교를 보다 화기 애애한 분위기로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원장이 차가운 인상을 주었다면 이번의 원장은 따뜻한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학생처장은 선교사 출신인 목사를 뽑았는데, 정말 인품적인 면에서 탁월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또한 신대원 부원장을 목사로 뽑아서 학교 행정적인 일과 교단과 관계된 일을 맡아서 원장의 업무를 상당히 감소시켰습니다. (이런 것을 우리 신대원에서도 한 번 참조할 만 하지 않나는 생각이 드는군요)
1. 1. 카나다 개혁교회
네덜란드의 31조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회입니다. 지금 고신교회와는 자매 관계를 맺고 있는 교회입니다. 약 100명 정도 되는 자그만 교회이지요.
예배 형식은 전형적인 개혁 교회의 예배 모범을 따르고 있습니다.
16세기에 작성되었던 제네바 시편찬송을 영어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부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참석했을 때는 담임 목사가 휴가 중이었는데, 그 교회 장로가 목사가 작성한 설교문을 그대로 읽더군요.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니까 그들이 설교를 얼마나 귀중하게 보는 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1. 2. 개신 개혁 교회 (Protestant Reformed Church)
제가 3년간 다녔던 교회입니다. CRC에서 1920년대 갈라져 나왔던 교회입니다. 훨씬 보수적인 교회로 이전의 개혁교회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전이나 오후 중 한 번은 하이델 베르크 교리문답을 꼭 설교를 하고 있고, 전형적인 3대지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찬송은 카다다 개혁교회와 같이 제네바 찬송을 부르지는 않지만, psalter라고 해서 현대화 된 곡조에 맞춘 시편찬송을 예배시간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찬송가 곡조와 비슷해서 따라부르기가 쉬웠습니다.
1. 3. Netherland Heritage Congregation.
한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Joel Beeke 목사님이 담이하는 교회입니다. 뿌리는 네덜란드 안의 경건주의 개혁파에 두고 있으며, 설교에 있어서 경험을 대단히 강조하는 교회입니다. 예배시간에 여성들이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 갈보리 교회 (침례교 계통 복음주의: 갈보리 채플과는 전혀 다름)
이곳 그랜드래핏에서 두번째로 큰 교회입니다. 교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담임목사가 침례교 출신으로 침례교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져서 목사들에게 탐방 코스 중의 하나입니다. 사회 봉사 활동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여러가지 사역들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아주 자유스러운 예배 분위기이고, 수준높은 현대 음악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데, 무엇보다도 담임 목사의 설교가 참으로 깔끔합니다. 미국의 대형 교회 대다수가 설교를 매우 쉽게 하거나 쉬운 주제를 채택하는 반면에, 이 교회의 목사는 교리 설교를 비롯한 좀 "어려운" 설교를 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성도들의 대다수가 개혁교회 출신들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담임 목사의 설교 전달 방법은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고난 주간에는 큰 십자가를 들고 설교를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천박하기 보다는 아주 세련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보수적인 복음주의 교회가 시민종교화 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저녁시간 예배는 예배라기 보다는 공연을 합니다. 독립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데, 강단 전체가 대형 성조기로 치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생 35명이 합창을 연주하였는데, 그들은 미국 각주에서 선발된 학생이었습니다. 복장도 다 함께 모이면 성조기를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뭉치면 산다 (United We Stand)"라는 미국의 전형적인 구호를 그대로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 몇개를 하다가 후반 부에는 노골적인 국가 찬양을 하였습니다. 중간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기도 하고, 미국국가를 연주를 할 때는 모든 사람이 다 일어 났습니다. 결국 "God Bless America"라는 노래를 다같이 손잡고 부르더군요. 미국 시민종교의 기본정신은 바로 미국이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것이고, 미국이 가는 곳에 하나님께서 축복하신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여기에 거스리는 무리들이 있다면 "악의 축"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이러한 정신은 미국인의 대단한 오만으로 나타납니다. 테러 사건 직후 부시가 각국 원수들에게 "우리편 할래 아니면 적의 편이 될 래"라고 반 협박 비슷하게 한 것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저녁 예배(공연)에 참여하면서 미국에서 부시 같은 사람이 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 알고 보면 정말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갈보리 교회를 보면서, 정말 신학의 빈곤이 교회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2. 1. 말스 힐 (Mars Hill Bible Church) 교회
갈보리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입니다. 원래 갈보리 교회에서 젊은이 사역을 하던 부교역자가 개척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시간에 급성장한 교회입니다. 현재 교인수가 10,000명이 넘습니다. 갈보리 교회에 비해서 훨신 자유롭습니다.
담임 목사가 30대이고 교인들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지만, 나이든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목사도 그냥 청바지 차림이고 찬양팀도 평소에 입던 옷 그대로입니다. 예배 참석하는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심지어, 도너츠나 음료수를 들고 예배 장소에 참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배장소는 특별히 교회당을 짓거나 사기보다 장사가 잘 안 되어 폐업한 큰 쇼핑센터를 구입하여 예배당으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소가 쇼핑센터이다 보니, 교통도 좋고, 주차장도 아주 넓고 아이들을 위한 각 교실들이 참으로 크더군요.
제가 참석한 날이 성찬식을 행한 날이었습니다. 그 전 주에는 수백명의 새 신자가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군요. 성찬을 위한 각종 상징과 장식이 있었습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성찬식을 끝내는데, 10분이 채 걸리지가 않더군요. 그 많은 사람들이 성찬에 참여하기 위하여 줄을 서서 정 중앙의 단상으로 몰려 오는 것이 장관이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첨단 스크린이나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사람들에게 예배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아내자들이 성경을 직접 나누어 주더군요.
3. 윌로우크릭, 새들백, 갈보리 채플, 그리고 수정교회
3.1 윌로우크릭 윌로우크릭 교회는 그야말로 요즘 미국의 성장하는 대표적인 교회입니다. 구도자 예배는 위로우크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회당 건물은 교회의 냄새를 완전히 없애 버렸습니다. 교회 안은 큰 극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안에서 강단을 바라 보면 거대한 유리 사이로 호수가 펼쳐져 있는 것을 보게 되지요.
윌로우크릭 교회의 담임목사가 개혁교회 출신이라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는 개혁교회가 뛰어난 신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영혼구원에 관심이 없는 것을 보고 뛰쳐나오게 되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배경은 개혁신학이지만, 그것을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시키는 데 많은 고민을 한 사람입니다.
윌로우크릭을 우리 한국 교회에 적용시키려는 것은 정말 대단히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윌로우크릭 교회의 모든 프로그램은 교회 주위의 50만이나 되는 명목상의 카톨릭 신자를 대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도자 예배는 기본적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교회를 한국교회에서 교회성장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델로 삼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윌로크릭을 진정으로 닮고 싶다면, 목사들은 자기 교회가 위치한 곳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들이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가를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3. 2. 새들백 교회는 건물은 없고 거대한 현대식 텐트가 7-8개 정도 있었습니다. 윌로우크릭 교회가 부유한 중산층을 상대로 한 교회라면, 새들백 교회는 서민층과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였습니다. 텐트 안 예배방의 수많은 의자는 10분 만에 치워져서 금방 실내 체육관으로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개의 텐트는 저마다의 특징이 있고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었습니다.
담임 목사의 설교는 역시 전달력이 뛰어났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목사가 평상복 차림이었다는 것, 그리고 멀티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설교를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설교의 중요한 대지, 그리고 성경 구절은 대형 비젼에 나왔는데 성도들은 굳이 성경책을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3.3. 갈보리 채플. 갈보리 채플은 강단 중심에 십자가 대신에 비둘기 형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보다는 성령을 강조하는 것을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갈보리 교회의 특성은 뜨거운 가슴, 차가운 머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배는 초 현대적인 음악과 설교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는 락 뮤직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이해가 되는 것이 갈보리 교회가 애초에 히피족을 상대로 한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30-40분 동안의 "광란"의 음악이 끝나자 스미스 목사님이 성경 강해를 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음악으로 정신이 없던 그들에게 정말 지루한 설교였습니다.
그냥 성경을 한 구절, 한 구절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상당수의 교인들이 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끄러운 음악과 조용한 성경 공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배였습니다. 하지만 척 스미스 목사의 진수는 설교 마지막 3-5분에 나타났습니다. 그 전까지 했던 모든 설명들은 정리를 하더니 마지막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연결시켰는데, 잠자던 심령들이 일어나고 눈이 말똥말똥 해지더니 감동을 느끼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갈보리 채플은 윌로우 크릭이나 새들백 교회와는 다른 경향을 보입니다. 왜냐하면 칼보리 채플은 척 스미스 목사의 교회 말고도 다른 곳에도 상당 수의 큰 교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윌로우 크릭 교회나 새들백 교회는 다른 곳에서 적용되기 어려운 교회라면 갈보리 채플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는 교회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교회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저는 갈보리 채플이 더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 교회 성장이라고 하면, 거의 어느 한 교회의 성장을 말합니다. 하지만 교회 성장은 "교회들"의 성장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교회들"의 성장이란 관점에서 갈보리 교회가 더 연구 대상이 될만 하다고 봅니다.
3. 4. 수정교회. 로버트 슐러 목사의 교회로 예전에 비해서 명성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큰 영향을 끼지고 있습니다. 이 교회가 RCA 교회에 소속된 개혁교회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개혁교회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다른 교회이지요.
예배 음악은 여전히 전통적인 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합창단, 오케스트라, 앞뒤로 있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겐. 앞의 교회들이 팝 음악이라고 하면 여기는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로버트 슐러 목사의 아들이 이 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습 옹호론자들이 이 교회를 들먹이기도 하지요. 아들은 아버지를 그대로 빼 닮았습니다. 목소리, 제스쳐, 예배 운영 스타일, 복장까지 아버지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예배시간에 박사가운을 입고 나오는 것이 저에게는 거북하지만, 미국사람들에게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예배 중간에 유명 인사를 데리고와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이 교회의 큰 특징입니다. 소위 간증을 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번 코스타에서 이동원 목사님이 한인 골프의 영웅 최경주씨를 데려다가 간단한 간증을 하게 하였는데, 아마도 슐러 목사가 한 방법을 참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유명인사들은 예배시간에 성도들의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지요. 한국에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하는 것도 여기에서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4. 루터 교회 (미주리 총회), 그리스 정교회, 카톨릭 교회
4. 1. 루터교 루터교파 중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들의 말을 빌리면, 장로교의 웨스트민스터라고 하더군요) 교회입니다. 이 교회에 참석했을 때, 정말 우연히 한국 루터교 목사를 만났는데(여행 중이었음), 알고 보니 고신 출신이었습니다. 황창기 목사님과 동기라고 하더군요. 그 분은 오병세 박사님과 박종칠 목사님이 다 콘콜디아에서 공부를 하였으니, 고신과 루터교는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전반적으로 루터교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가 방문한 교회는 오히려 2부 예배를 드리고 새 예배당과 학교를 짓기 위해 엄청난 기금을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성찬식이었는데, 제가 방문한 세 교회 중 가장 감동적인 성찬식이었습니다. 제 아내는 예수님이 직접 성찬을 나누어 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4. 2. 정교회 제가 방문한 교회는 시리아 정교회였습니다. 사제는 원래 카톨릭 출신이었는데 정교회로 개종하였다고 합니다. 자신들은 초대교회의 전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인들은 주로 이곳에 이민 온 슬라브 계통의 여러민족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교회 역시 엄청난 예산을 들여 새로운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예배의 형식은 바실과 크리소스톰이 사용했던 그대로의 예전을 사용하고 있었고, 예배는 성도가 참여한다기 보다는 사제가 집례하는 예전을 구경하고 성가대의 노래를 듣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회중 찬송이 사실상 없었고 얼마 안되는(겨우 4명) 성가대가 회중을 대신해서 수많은 노래와 응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성찬식은 전통에 따라 빵을 포도주에 적셔서 사제가 직접 나누어 주었고, 어린아이들도 성찬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3 카톨릭 교회
솔직히 카톨릭 교회를 방문하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회당이 신자들로 가득찬 교회였습니다. 지금, 카톨릭은 적지않은 성직자의 어린이 성추행으로 곤욕을 겪고 있지만 전혀 요동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 예배가 상당히 현대화 되었습니다. 우선, 사용하는 음악이 좀더 현대적이었고 우리 찬송가에 실려 있는 복음송도 예배시간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2. 미국 교회는 예배 시간에 여자들이 미사포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약 30년 전 쯤,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개혁교회도 예배시간에 여자들이 모자를 쓰는 전통이 있었는데 지금은 Nederland Heritage Congregation말고는 이 전통은 없어졌습니다) 당연히 복장도 대부분 정장이 아닌 평상복을 입습니다.
3. 평신도들의 예배 참여가 두드러집니다. 정교회가 철저하게 신부와 성가대에 의한 예배인 반면, 평신도가 예배 시간에 성경을 봉독하고, 기도도 합니다. 성찬식이 되었을 때는, 한 가족이 뒤에 있다가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식탁 위에 진열합니다. 성찬식 바로 전에는 서로가 "거룩한 입맞춤"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자유스러웠고, 한국에서 선교단체들이 하는 "애찬식"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평신도 대표들이 신부에게서 떡과 잔을 받으면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루터교, 정교회, 카톨릭: 1) 모두 다 사도신경 대신 니케아 신조로 신앙고백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로 정교회는 필로오케는 빠집니다. 우리도 니케아 신조의 중요성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설교에 있어서 다른 개신교 보다 오히려 성경에 충실합니다. 복음주의의 영향으로 일반 개신교에는 긴 설교 시간 안에 인간의 소리 (예화, 잡담, 유우머 등등)가 많이 들어 온 반면, 이들 교회에는 비교적 짧은 설교 시간에 성경에 충실한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3) 성찬에 대한 강조는 우리 개혁 교회가 다시 한 번 부활시켜야 할 전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 장로교.
장로교회는 PCA와 OPC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둘다 학교를 빌려서 예배를 보고 있었는데, 교회를 새로 짓기 위해서 땅을 사두었다고 합니다. PCUSA만 제외한다면 장로교회는 보수적이고 조금씩 부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PCA의 경우 장로교적인 색채가 거의 없어진 교회(켄터키 주에 있는 교회였음)였습니다. 예배 형식에 있어서나 설교에 있어서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격조높은 현대적 예배 음악을 사용하고 있었고 설교는 교리적이기 보다 실천적이었습니다.
OPC의 경우 우리 한국의 전형적인 교회와 똑같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정도이지요. 성경 본문에 충실한 설교가 돋보였습니다.
6. 기타 교회
6. 1. Grace Brethren Church. 원래 재세례파의 후예와 독일 경건주의 자들의 후예인데, 미국에 오면서 칼빈주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성경의 축자영감설을 받아들이고, 세대주의 신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재세례파의 후예라기 보다는 오히려 장로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메토나이트와는 전혀 관계를 갖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세례파의 후예 답게, 제자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제자훈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1000명이 넘는 대형 교회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선교에 엄청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교회 성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이 가장 모범적이라고 할만하다. 우리나라 CCC나 네비게이토의 방법을 교회에 접목시켰다고 보면 가장 이해하기 쉽겠다. 신학교 교수들의 학적인 실력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한 영혼을 사랑하고 섬기는 모습이 눈물나게 아름답다. 노교수가 젊은이들 하나 하나를 영적으로 돌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6. 2. 아미쉬 공동체
재세례파 중에서 가장 이전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교회이다. 메노나이트가 좀더 현대적인 되었다면 아미쉬는 여전히 옛것을 고수한다. 메노나이트와 아미쉬는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교회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자녀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아미쉬는 오늘날에도 전화, 전기, 기계, 신문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단 하나의 예외는 마차 뒤에 전기 신호등을 단 것이다. 원래는 없었는데, 사고가 많이 나자 결국 달게 되었다) 미국에서 자동차없이 살아가는 공동체이다. 옷은 단색만을 입고 지극히 검소한 삶을 살고 있다. 여자아이의 경우 어렸을 때는 방을 아기자기하게 장식을 하고 이쁘게 하지만, 일단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면, 방을 완전히 단색으로 바꾸어 버린다. 자녀들의 교육은 보통 고등학교까지만 시킨다. 그리고 학년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한 반에서 같이 공부를 시키고 있다.
이들은 보험에 들지 않는데, 나이가 든 노인들은 교회 공동체가 철저하게 책임을 진다. 그러니 교회 공동체 간의 사랑이 얼마나 강할 것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6. 3. 지방의 무교파 교회.
내가 방문한 교회는 옐로우스톤에 위치한 중소도시의 교회였다. 교파는 없었고 목사는 풀러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한 사람이었다. 아주 자유스러운 교회였지만, 목사가 가운을 입고 있었고 예배시작 전에 기타를 손수 치면서 성도들과 같이 찬양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회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2부 예배를 드리고 있을 정도로 부흥하고 있는 교회였고 설교의 수준 역시 다른 대도시 교회에 못지 않았다. 미국 교회의 힘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유아세례식이 있었는데(이것을 보아 신학적으로 장로교인것 같았다), 모두가 같이 축하하고, 결단하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세례식을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게 보내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유아세례를 줄 때, 목사가 직접 부모로부터 받아서 안고 세례를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예수님께서 아이들을 안고 축복하셨다는 것을 연상하게 하였는데, 참조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례식이 끝나고 목사는 회중 가운데로 들어가서 아기를 모든 성도에게 한번씩 보이는 시간도 가졌다. (참고로 미국 사람은 남의 아기라 하더라도 끔찍하게 귀여워하고 좋아한다)
6. 4. Drive In Church. 미국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 건물은 없고 주차장만 있지요.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해 놓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면 예배를 볼 수 있습니다. 목사는 전방에 유리로 된 단 위에서 설교를 하지요. 유리로 싸여 있기 때문에 비가와도 문제가 없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음악에 따라 찬송을 부르면 됩니다. 나갈 때, 비서가 서 있는데, 그곳에 헌금을 하면 됩니다.
미국에는 웬만한 페스트푸드는 다 Drive In으로 먹고, 은행 업무도 다 Drive In 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굳이 차에서 내려서 걷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이것이 바로 교회에 적용된 것이 Drive In Church 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5. Trucker's Church. 이것도 미국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교회입니다. 미국은 도로의 나라이지요. 철도가 별로 힘을 쓰지 못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컨테이너 운전사가 존재합니다. 미국 동쪽에서 서쪽까지 트럭으로 운전하면 1주일은 잡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교회당이 존재합니다. 주로 주유소에 있는데 교회당 건물이 따로 있기 보다는 콘테이너를 개조하여 교회당 건물로 사용합니다. 이런 것이 전국 주유소 곳곳에 흩어져 있지요.
7. 성공회 (Anglican)
제가 참석한 곳은 다운 타운에 위치한 아주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을 가진 교회였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이 주교좌를 차지할 정도로 큰 교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별로 없더군요. 미국에서 성공회는 급속하게 줄어드는 교회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해에 아주 멋진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였습니다.
여자 목사가 사회를 보았는데, 복잡한 예전을 아주 깔끔하게 인도하더군요. 물론 예배는 공동기도서를 가지고 인도하였습니다. 예배를 따라가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았습니다. 노래도 부르기 쉽지 않았고요. 물론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성가대였습니다. 예배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성가대가 없으면 예배가 진행되지 못할 정도입니다. 성가대는 총 4명이었는데, 그 교회 교인들이 아니라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음악 담당 교역자가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예배를 부탁한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