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선교사가 교회를 방문해 설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 선교사로 떠나기 앞서 모교회를 방문해 설교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분은 우리 교회 출신이며 꽤 오래동안 힘든 목회활동을 하셨던 분이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그분에 대한 향수도 느끼는 듯했다.
설교 중 그분은 본문을 읽고서는 한참 동안을(거의 설교가 끝나기까지) 중국 교회의 상황에 대해, 은사에 대해, 중국교회가 가진 감격과 눈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눈물이 회복되면 신앙생활의 모든 것이 회복된다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하여 강조했다. 중국에는 사모하는(?) 마음이 있어 집회를 하면 안수받고 싶어 교회당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시간 정도의 설교는 양이 차지 않아 몇 편의 설교를 더 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분의 즉석설교가 끝난 후 몇몇 성도들은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면서 그 설교내용과 열정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분들의 칭찬과 은혜담(恩惠談)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설교(?)에는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주일 낮 공 예배에 어떤 말씀선포가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주일 낮 예배에서 성경말씀 대신 목사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나 간증이 설교되어도 되는가. 그리고 그것을 설교라고 해도 될까. 심지어 본문 말씀은 거의 시간 말미에 잠시 언급되는 정도라면, 그것을 공예배 설교라고 할 수 있을까. 공예배 설교에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전해지고 선포되어야 한다. 인간의 경험담이나 교훈이 전해질 수 없다. 설교를 통해 설교자와 청중이 함께 말씀의 통치아래 들어가는 것은 오직 말씀과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직과 전체말씀(sola, tota scriptura)’의 원리가 적용된다. 진정 말씀전파의 중요성과 그 영광스러운 직분을 기억하고 인식한다면, 항상 말씀 선포에 앞서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충만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로 눈물이 신앙의 핵심이란 말도 잘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눈물이나 열정은 종종 인간의 종교적인 열심과 연결된다. 불교신자나 무속신자라고 할지라도 종교적 열심으로 전 재산을 팔아 구제하기도 하고, 자신의 재물이나 심지어 몸까지 희생하기도 한다. 확신하기로는 열심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열심의 방향이 어디로 향한 것인지, 무엇 때문에 비롯된 것이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앙은 무엇을 믿고, 그 믿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핵심이다. 신앙의 대상에 대해 바른 이해가 있어야 올바른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올바르지 못한 이해와 믿음은 잘못된 반응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삼위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인식과 지식이 있어야 합당한 반응으로서 예배와 찬양이 뛰따르는 것이다. 눈물이나 감격도 그런 바탕위에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청중들이 눈물 콧물을 쏟으며 감격하고 열광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목적과 다른 것이라면 결코 그 눈물과 열정을 바른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마치 기도의 목적이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함이란 것과 같은 이치다. 게다가 타락한 본성을 가진 인간은 선과 악을 분변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 선을 일관되게 지향할 수도 없는 존재란 점도 우리의 종교적 열심을 옹호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셋째로 은사문제도 간과하기 힘들다. 개혁주의적 입장에서는 은사문제에 대해 단호하다. 사도행전이나 고린도서에 나오는 성령의 은사문제는 계시의 완성과 함께 완성(종결)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성경 66권이 완성됨에 따라 성경에 기록된 이적과 기사는 종결되고 오직 회심(중생)과 관련하여서만 성령의 역사가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상 말씀이 전해질 때마다 그 말씀이 참 하나님의 계시의 전달인지 아닌지를 성경을 통해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우리 시대 고의든 아니든 하나님의 말씀을 그 본의와 달리 왜곡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말씀은 오직 말씀으로 이해하여야 하며, 설교자는 오직 성경 말씀만 전하여야 한다. 그것은 우리시대 교회를 교회되게 하기위해 교회에 주어진 하나님의 복이자 교회된 우리가 굳게 붙잡아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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