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든 목사들은 Pope입니다.
이 호칭을 로마천주교회의 수장에게만 특별하게 붙일 수 있는것이 아니라, 모든 목사들의 호칭일 수 있음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어제 집에 배달되어 온 The Times지를 읽으면서 화가 났습니다. 기사 중에 Japan's Mystery of Majesty라는 글을 읽는 중에 일본왕가를 호칭하면서 왕와 여왕을 The Emperor, The Emperess라고 표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King, Queen이라고 해도 충분할 것은 이렇게 호칭하고 있는 것이 낯뜨겁고 화가 났습니다. 그 기사 내용이야 현재 왕인 아키히토의 둘째 공주인 Kiko의 세번째 출산을 앞두고는 그녀가 9월 초에 낳게 될 자녀가 딸이냐 아들이냐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기사였습니다. 그것이 기삿거리가 되는 것은, 현재 일본 헌법상으로는 아들이어야만 현재의 왕의 대를 이을 수 있기 때문에, 딸인 경우에 합법적으로 왕을 이을 후손이 아직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현재 고이쯔미 수상이 여자라도 왕이 될 수 있는 헌법수정안을 계류 중에 두번째 며느리의 세번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기삿감이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의 관심은 그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 일본<왕>을 영어식으로라도 <The Emperor>라고 하고 있고, 한국사람들조차도 <천황>이라는 식으로 말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천황>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 <The Emperor>가 어떤 의미를 갖느냐 하는 것을 분석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이가 그런 것도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관심은 실상 그것도 아닙니다.
왜 로마천주교회의 수장을 <교황>이라고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쁜 일입니다. <교황>이란 말을 풀어놓으면 <종교의 황제> 혹은 <교회의 황제>라는 뜻입니다. 이전 중세때 여러 나라의 왕들을 봉신으로 삼고 있던 당시의 거의 무한정한 권한을 담고 있는 개념이 바로 <교황>이란 단어입니다. 그런 의미로들 <the Pope>이라는 단어를 또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 the Pope이라는 말은, <교황>이라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Pope이라는 말은 Papa라는 말에서 왔고 그 뜻은 우리 말로 "아빠"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아빠"라는 말은, 영적인 지도자인 누구에게라도 붙일 수 있는 말입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대체시키는 의미로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렇게 교회의 영적인 지도자인 목사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초대교회의 관습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의 견해를 입증해주는 글을 어떤 책을 읽어가던 중에 발견하게 되어서 이곳에 올려두려고 합니다.
"The titles of pope or father, apostolical bishop, and bishop of the apostolic see, were at first given promiscuously to all who were invested with the episcopal office." (Thomassinus, De Benefic.par.i.lib.i.cap.4. in Thomas M'Crie, The Reformation in Spain,Edinburgh: William Blackwood, 1829, p.11.).
이 책에서 M'Crie는 위의 글을 인용하는 것과 함께, 키프리안, 어거스틴, 알리피우스, 아타나시우스 등 모두가 다 Pope 이라고 부른 것이 그 당시 교부들의 관례였었다고 주장합니다.
초대교부들의 이런 관습은, 교회를 담임한 목사들이 교인들에게 <교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빠같이> 되어야 한다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또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한 교회의 목사를 Pope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해서, 그 목사가 <교황적>인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빠같은> 모습으로 그들의 회중을 인도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주의 축복이 넘치기를~
카페지기 홀리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