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제자료

[스크랩] 외부의 적, 내부의 적 /이광호목사님

baromi 2008. 9. 18. 18:50

외부의 적, 내부의 적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떤 유형이든 적이 없을 수는 없다. 적이 없는 것이 마음 편하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적이 있는 것이 유익이 될 때도 있다. 아무런 적도 없다면 안일함에 빠져 나태해지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쉽게 부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적이 있다는 자체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에 관한 문제이다. 바깥의 적과 안의 적 가운데 어느 쪽을 더 경계해야 할까? 사실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더 민감하게 살펴야할 대상이다. 바깥에 있는 적은 항상 우리와 구별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식별이 쉽지만 안에 도사리고 있는 적은 쉽사리 식별되지 않는다. 식별은커녕 도리어 자신을 교묘하게 숨기기 때문에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최근 몇 주간 동안 SBS TV에서 반기독교적인 기획특집을 마련해 방영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이라는 거창한 주제의 4부작은 일반 시청자들로부터 상당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제작에 가담한 자들의 책임성 있는 성실한 자세를 엿볼 수는 없었다. 올바르고 정확한 지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구성된 내용은 무책임한 기획수준을 넘지 못했다.

  더구나 중간에 해설자로 등장한 여러 학자들의 설명에서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다. 그들은 전문학자라 자처하면서도 아무런 근거없는 내용들을 거침없이 말했다. 전문학자로서 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객관성이 결여된 잘못된 설명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는 기독교를 폄하하기 위한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한편, SBS의 특집 방송으로 인해 기독교계에서 심하게 분개하는 것을 본다. 기독교 단체들은 대책을 세우고 성명을 발표하며 해당 방송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의 대응은, 앞으로 저들의 행태를 근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타오르는 반기독교 정서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

  당장은 저들로부터 사과의 말을 받아낸다든지, 자세를 낮추는 제작자들의 태도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결코 진심어린 사과가 될 수 없다. 단지 기독교계의 공세에 밀려 일시적인 어색한 태도를 보일 따름이다. 우리는 기독교 단체들의 강력한 대응이 자칫 일반시민들의 정서에 잘못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의 반기독교적인 행태를 보며 여유로운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세상이 원래 그런 것 아닌가! 물론 그에 격분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신자들의 그런 행태는 어떤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가 정말 민감한 자세를 가지고 신경 써야 할 대상은 기독교 내부에서 진리를 해체하며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들의 악한 행태들이다. 우리 시대는 교회의 직분자들이라 해도 사회적인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면 신앙을 떠나 마음대로 행동해도 괜찮은 것처럼 되어버렸다. 소위 세상에서 성공한 거물(巨物)이 되면 이교도들의 종교행사에 참여해도 되고 현충원 등 죽은 자들의 묘소에 찾아가 참배를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기독교 신학자의 신분으로 성경을 고등비평하며 난자질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교회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세속화에 대해서는 두 손을 완전히 놓고 있다. 웬만한 이단사상들은 교회내부에서 상당부분 허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를 보호해야 할 벽은 기독교 내부의 위험한 자들에 의해 거의 허물어져 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단지 몇 가지 예일 따름이며 우리 주변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 경계해야할 내부의 적들이 숱하게 많이 있다. 우리는 교회 바깥의 적보다 안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한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교회 내부가 튼튼하다면 외부의 적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칫 외부의 적들에게만 관심을 쏟다가 내부의 적들에게 호기를 주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광호 목사, 교회연합신문)

출처 : 양무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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