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당신은 내게 밉상이야
툭!
뭔가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습니다.
곧이어
"어이쿠~ 이거 어떡하지 깨졌네" 라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뭐가요"
얼른 달려가보니 화장품 투윈케이크가 깨져서
사방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투위케이크가 뭐냐구요?
여자들 화장할때 쓰는
얼굴에 하얗게 바르는 가루입니다.
옛날에는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가루로 나오는 제품이 있긴하지만
가루는 펄펄 날리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게 단단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남자분들 혹시 모르실까봐 설명 드렸습니다.^^*)
"괜찮아요 깨졌어도 쓸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
남편이
"아니야 이거 다 부서졌고 땅에 떨어진건데 그냥 하나 사"라고
한마디 해주길 은근히 기대했습니다.
그렇게 말한다해도 제가 그냥 버릴 사람도 아니고
주워 모아 사용 할거지만
말 한마디라도 따스하게 배려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은근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매정한 남편이
종이를 책받침 삼아서 부서진 화장품 가루를
알뜰! ~ 살뜰! ~ 하게 전부 모아서
화장품 통에 담아주는 것이였습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그 뒷꼭지가 얼마나 미운지.....
여자들 마음 다 헤아리고 살지 못하는 것이
남자들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순간 남편이
저를 한 집안의 며느리된 자로,
아내로
아이의 엄마로
전도사로
사모로만 바라보게 된 것이 서글펐습니다.
깨어진 화장품 알뜰하게 주워 모아
버리지 않고 쓸줄 아는 아줌마이기에 앞서
제가 예쁜것 좋아하고 고운것 좋아할 줄도 아는
여자이기도 함을 ...........
잊고 사는 남편이 미웁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당신 내가 양말에 구멍나면
새로 사주지 않고 꿰매서 줄꺼야
흰양말은 까만 실로
까만 양말은 흰 실로
그리고
와이셔츠 단추 떨어지면 일주일 있다가 달아줄꺼야
흰 와이셔츠에 빨간 실로.......
그리고
이 투윈케이크 다 쓰는 그날까지 당신은 내게 밉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