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을 가진 혜인이(13살, 전혜인)는 자그마한 체구에 미소가 예쁜 소녀다. 겉모습은 13살 또래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혜인이는 자가면역성간염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돌 지나서부터 보이는 여러 증상 때문에 시작된 한 달여 기간 동안의 정밀 검사를 통해 자가면역성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 병에 대해 알았을 땐 내가 뭘 잘못했나? 우린 죄진것도 없는데...내가 아이를 가졌을때 뭘 잘못먹었나?라며 수없이 자책했다는 혜인이 엄마.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100가지가 넘는데 이중 자가면역성간염은 유럽에는 종종 나타나지만 국내에는 희귀한 질환이라고 의사가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 한 것이 결국 혜인이의 병명이었다.
◆ 희귀질환과 합병증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의사선생님께서 이런 병을 가진 아이는 간경변으로 진행하고 결국은 간이식 밖엔 치료방법이 없다고... 그리고 입으로 각혈을 하는 경우 자칫하면 1/3이상이 죽을 수 있다고 한다. 1997년 처음 간이식 제의를 받았을 때 수술비용은 간이식 수술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1 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했다. 가난한 두 부부에게 1 억원은 꿈도 꿀 수 없는 큰 금액이어서, 그 당시엔 혜인이의 병세가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치료만이 최선이었다. 코와 입으로 쏟아지는 피 때문에 응급실로 달려간 것도 여러 번 이다보니 혜인이의 조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한 엄마는 먹는 것에서부터 볼일을 보는 것까지 살피고 또 살피며 늘 초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유지치료와 부모의 보살핌으로 겨우 유지되던 10년간의 체력이 3~4개월 전부터 시작된 합병증(궤양성 대장염, 식도정맥류, 혈소판감소증 등)이 발생하여 결국 최후의 선택인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살수 있다고 한다. 10여년 간의 치료비를 위해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고 빚도 낸 상태라 더 이상 주변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있는 형편이 아니다. 혜인이의 상태에 따라 이식 수술비가 다르지만 병원에선 4천~ 5천만원 정도의 금액은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 응급실로 향하는 차안에서 살려달라고, 태어날 때부터 아팠던 혜인이는 바깥에서보다 방안에서 노는 것이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가 유일한 놀이 친구이다. 게임도 좋아하고 실력도 수준급이지만, 역시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13살 또래 소녀들과 다르게 어른스러워진 혜인이는 병원가야 한다는 말에 자지러지게 울곤 했지만 이젠 큰 주사 바늘 앞에서 스스로 팔을 걷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합병증으로 상태가 더 안 좋아진 혜인이는 늦은 오후가 되면 복수가 차올라 볼록해진 배 때문에 고통스러워 한다. 그래서 엄마는 딸의 배를 어루만져 주며 고통을 덜어주려 애쓰지만 이 아픔이 자신의 죄인 듯 목이 멘다. 얼마 전 입으로 왈칵 쏟아내는 피 때문에 딸을 안고 응급실로 달려갈 때 엄마는 두려움으로 많이 울었다. 그 때 엄마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때문에 혜인이도 함께 울면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에 엄마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치료 생활을 밝은 웃음으로 견디고 있는 딸 앞에서 더 이상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서로의 간을 딸에게 주고 싶다는 부부 엄마는 자신의 몸을 다 주더라도 딸 혜인이를 살리고 싶다. 그래서 혜인이에게 자신의 간을 주기로 하고 적합여부를 위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혜인이 아빠는 딸을 위해 자신의 간을 먼저 주고 싶다고 말하는 아내에게 마음 속으로 미안하다. “내 간을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혜인이 엄마가 자기가 먼저 간을 주고 싶다고... 나라도 치료비를 벌어야 한다는 말에... 나중에 안 되면 내 간을 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수술자체를 안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어요.” 씽크대 판매업을 하고 있는 혜인이 아빠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일거리가 많이 줄어 가게세 내기도 빠듯하다. 먹고 쓰는 것 이외에는 병원비로만 사용하고 있지만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며 가게 한 켠 구석에서 혹시라도 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리며 허기진 배를 라면으로 채운다. 월 100여 만원 정도의 수입을 가진 아빠는 혜인이가 병원에 다닌 지 10여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지만, 1년에 한번 어쩌다 1년에 2번 이상도 입원하는 혜인이의 백만원 씩의 치료비 때문에 남은 게 없다. 희귀질환이라 본인 부담금이 줄어들었지만 외래진료비며 비 보험되는 비용은 감당하기 힘든 짊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겐 귀여운 딸 혜인이가 건강해진다면 이정도의 힘듦과 고충 정도는 참을 수 있다. 동생을 원하는 혜인이를 위해 가졌던 두 아이를 조산한지 며칠 만에 모두 잃어야 했던 아픔은 혜인이 만이라도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더하고 있다. 이런 부부의 온 맘으로 다하는 정성과 노력이 있기에 지금의 혜인이가 있는 것이다.
◆ 이번의 아픔이 마지막이 되길 바라며... 의사선생님도 되고 싶고, 화가도 되고 싶고... 되고 싶은게 너무 많은 꿈 많은 13살 소녀 혜인이. 하지만 13살 어린 나이에 생과 사를 오갔던 혜인이는 의식을 잃었을 때 혹시 자신이 깨어나지 못할까봐 언제나 두렵단다. 이런 혜인이의 가슴에 박힌 아픔을 이젠 엄마가 나누려고 한다. 간이식을 앞두고 부부는 걱정되는 것이 수술비 뿐 아니라 10시간 넘는 대수술에 어린 혜인가 잘 견딜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다. 매번 병원에 올 때면 이것이 마지막이 되길 바라며 자신의 손발이 되어준 부모님을 위해 꼭 건강해질 꺼라는 혜인이. 이들 세식구가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저소득가정의 의료비를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www.heart-heart.org)에서 혜인이를 위한 치료비 1000만원을 지원 받았지만 4천만원이 넘는 수술비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으로 이들 가족에겐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립니다. ☎ 02)430-2000(내선107) 조회영 사회복지사 우리은행 163-360255-13-002 (예금주 :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 : 입금자 성함옆에 (전혜인)이라고 기재해주시기 바랍니다.
|